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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이 포도주와 땅콩을 먹었더라면...   FUN 과학

제 33 호/2003-09-26


중국 ‘사기’에 의하면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가 서불이란 사람에게 동남동녀(童男童女) 5백명을 데리고 전설의 삼신산(봉래산-금강산, 방장산-지리산, 영주산-한라산으로 알려짐)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불로초를 구하기는 커녕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은 겨우 쉰살에 사망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고전을 통한 역사 속의 한 대목이지만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불로장생의 끊임없는 갈구는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이자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 수명을 연장시키는 성분들이 과학을 통해 하나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수명연장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물질이 그것.
 

미국의 하버드 의대 병리학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팀은 단세포 동물인 효모의 실험을 통해 레스베라트롤이 효모의 수명을 70%까지 연장시킨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포도에서 주로 발견되는 레스베라트롤은 제조과정에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적포도주에서 10배 이상 양이 급증한다고 한다. 항암, 항균 및 항산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은 악조건 아래에서 자라는 식물이 생존본능의 일환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같은 적포도라 할지라도 레스베라트롤 성분 함량이 다르다고 한다. 

2002년 1월, 우리나라의 한 바이오 벤처기업인 휴시스도 유전자변형을 통해 레스베라트롤이 함유된 ‘항암토마토’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기존의 포도보다 항암물질이 10배 이상 함유된 토마토를 이미 생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도 같은 해 10월부터 국내 주요 포도 재배 품종인 거봉과 캠벨얼리를 이용해 레스베라트롤 함량증진 재배연구를 해오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피부의학 전문 벤처 기업인 바이오스펙트럼은 레스베라트롤과 식물성 유사 여성호르몬을 농축한 화장품(제품명 ‘파이토니아’)을 지난 7월에 개발하는 등 국내에서도 이 레스베라트롤 성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몇 년전 쥐의 실험을 통해 저칼로리 음식물(하루 300~600칼로리의 열량을 내며, 체지방 산화를 증진시켜 주는 성분을 지닌 음식물)이 30~50%의 수명 연장을 가져온다는 사실이 입증 되었는데, 레스베라트롤이 이 저칼로리 음식물과 흡사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적포도주뿐만 아니라 안주로 흔히 먹는 땅콩에도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싱클레어 박사는 레스베라트롤이 쥐의 실험을 통해 수명연장의 효과가 입증되면 쥐와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물론, 생명을 연장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 실험이 입증된다면 사람의 생명도 3분의 1만큼 더 연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실로 대단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적포도주와 땅콩 등의 섭취를 조금 늘려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하다. 만약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이 레스베라트롤 성분을 그 당시에 알았다면, 적포도주와 땅콩을 매일 먹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한번 해 보게 된다.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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