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세계를 놀라게 한 배아줄기세포 연구 - 남은 과제는?



작년 초에 이어서 다시금 획기적인 성공을 거둔 황우석 교수팀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 및 여러 관련 기사들이 최근 들어 연일 신문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배아 복제니 줄기세포니 하는 용어들이 일상 속에 등장하다 보니, 전에는 생명과학이나 과학기술 관련 보도에 거의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눈길을 돌릴 만하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황우석 교수팀의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과제들은 무엇일지 등을 차분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2004년 2월에 과학저널 ‘사이언스’ 지에 발표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건강한 여성 본인의 난자를 채취하여 핵을 제거한 후, 다시 본인의 체세포 핵을 이식한 뒤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었다. 세계 최초로 배아 줄기 세포 추출에 성공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때의 성공은 미완의 성공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여성만 성공했으며 성공률도 매우 낮아서 242개 난자 가운데 오직 1개만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여 0.4%의 성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은 성공률과 남성, 여성의 성공을 따지기에 앞서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한 인간 배아로부터는 줄기세포를 얻기 힘들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이를 가능케 한 황우석 박사의 연구성과에 세계가 놀라고 찬사를 받게 된 것이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금년 5월 다시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연구결과가 다시 발표되었다. 


난자핵제거→체세포핵이식→핵융합→복제배아생산→줄기세포추출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는 2004년 2월 발표한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그 결과 내용은 1년 만에 이루어냈다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1차 발표 때에는 건강한 여성에서 줄기세포를 얻었던 것에 비해 이번 발표에는 남성, 사춘기 전 여성, 폐경기 여성 등 2~56세 사이 남성 8명과 여성 3명을 통해 배아줄기 세포를 추출한 것이다. 이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배아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며 특히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한 사람들 가운데 3명은 난치병 환자였다. 


난치병 환자의 경우 이렇게 배양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식할 경우 바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물론 배아줄기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하는 연구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242개의 난자 가운데 오직 1개만 성공해 0.4%의 성공률을 보였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16개중 1개가 성공하여 1차 발표에 비해 비약적인 성공률을 보였다. 


배아줄기세포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비록 모르는 여성의 난자를 사용하지만 난자 속에 들어갈 핵은 본인 체세포 핵을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문제를 원초적으로 해결한 것도 세계가 놀란 성과 중 하나이다. 


앞서 설명한 3가지 연구 성과 외에도 당뇨병이나, 척수손상 등 난치병으로 여겨졌던 단일세포 질환에 대해 완치 가능성을 제시한 것 등이 황우석 박사의 4대 연구 성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성과가 향후에 세포 치료에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밝혀내고 검증하거나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줄기세포 분화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아직 누구도 모른다는 점이다. 줄기세포는 간, 심장, 근육, 신경 등의 온갖 조직과 장기로 발전할 수 있는 신비한 분화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만능세포라고 얘기되지만, 어떤 요인들이 분화가 일어나도록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하여 분화가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 




분화에 관련된 유전자, 단백질이나 분화 촉진 물질, 세포를 변화시키는 자극과 신호 등이 복잡하게 관계하면서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들로 변하고 각각의 알맞은 위치로 이동한다고 추측하는 정도이다. 




따라서 분화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이며, 만약의 경우 줄기세포가 원하는 대로 변화하지 않고 엉뚱한 조직으로 분화하거나 암세포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원하는 조직으로 분화가 되었다고 해도,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얻은 줄기세포가 병들거나 별다른 문제가 없이 모두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할지도 아직 장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또한 남성 등 다른 사람의 체세포 핵을 여성의 난자와 결합시켜 배아줄기세포를 얻는 경우, 유전적인 특징이 완벽하게 똑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없는지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물론 공여 받은 여성의 난자에서는 핵을 제거하지만 난자의 세포질에는 미토콘드리아가 남아있으며, 이 미토콘드리아에는 환자 본인의 것과 다른 별개의 유전자 및 항원인자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최근 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도 황우석 교수팀의 지원을 위한 여러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쾌거는 말할 필요도 없이 과학기술계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도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과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명윤리 논쟁 등이 세계적으로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숱한 도전들도 앞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을 때가 아닌가 싶다. 




또한 이번 성과를 계기로 ‘스타 과학자’의 큰 성공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계가 전반적으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계기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