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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찜의 비밀?

주당들 사이에 어울리는 술과 안주를 꼽으라면 빠지지 않는 것이 홍탁이다. 말 그대로 폭삭은 홍어찜과 텁텁한 막걸리가 궁합이 잘 맞다는 소리다. 처음 홍어찜을 먹는 사람들은 홍어찜 특유의 톡 쏘는 듯한 냄새와 맛 때문에 무척 곤혹스럽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몇 번 하면 오히려 이 맛에 중독돼 더 숙성된 홍어찜을 찾는 애호가로 변한다. 

이런 독특한 맛을 내는 홍어찜의 비밀은 과연 무었일까? 홍어찜의 비밀을 알려면 먼저 홍어라는 물고기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모든 물고기를 삭혀서 홍어찜 같은 맛이 난다면 굳이 비싼 홍어를 먹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염분이 많은 바닷물 속에서 물고기가 살아남으려면 체내 수분이 바닷물로 빠져나가는 삼투현상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내에 여러 가지 화합물이 충분히 녹아있어야 하고 바닷물고기는 모두 나름대로 이런 방향으로 진화했다하지만 홍어는 다른 물고기와는 다르게 진화했고 특이하게 바닷물 속에서 삼투압 조절을 위해 살 속에 흔히 비료로 사용되는 요소 물질을 많이 갖고 있다. 이 요소는 분해되면 암모니아를 만들고, 따라서 발효된 홍어로 뜨겁게 찜을 만들면 아직 분해가 되지 않은 요소와 암모니아가 우리 코를 자극해 특유의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한 진한 암모니아수는 우리의 피부를 상하게 하는데, 별로 뜨겁지 않은데도 홍어찜을 먹다가 입천장을 데는 사고가 생기는 것도 이 암모니아 성분 때문이다. 

이런 점만 조심한다면, 홍어요리는 훌륭한 건강식품이다. 찬 성질의 홍어는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날 때 먹으면 좋다고 한다. 또한 홍어는 장에 좋고 숙취효과 및 가래와 기침을 없애는 거담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을 느끼는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잘 조화되어 완벽한 음식궁합을 자랑한다. 

어쨌든 요소가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된다는 이론적 설명이전에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이 훌륭한 발효식품을 생활 속에 늘 가까이 해 왔다. 음식과 화학의 절묘한 조화, 조상의 지혜가 멋지게 어우러져 있기에 홍어요리가 더욱 맛있는지도 모르겠다.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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