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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장의 무한질주, 계속되어야 하는가?   FUSION 과학

제 20 호/2003-08-27

생명연장의 무한질주, 계속되어야 하는가?


“2100년 인간의 평균수명 100세, 최장 수명 150세”라는 꿈 같은 미래.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쏟아진 수많은 미래예측 중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인간의 생명시계를 연장하기 위한 노력은, 게놈 프로젝트와 인공장기와 신약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이대로 간다면, 영원불멸은 몰라도 생명연장의 꿈은 분명히 실현될 것이다. 사실 인간의 평균수명은 이미 지난 50년 동안 46세에서 75세로 무려 29살이나 연장되었으니 그 꿈을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는 예기치 못한 “고령화 사회”라는 복병을 만났다.사망률의 저하와 불임기술의 발달, 그리고 정책적 출산저하로 출산율은 바닥을 치고, 아울러 수명 연장술은 노령인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출산율의 저하와 노령인구의 증가는 지금 고령화 사회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생명공학이 사회에 미친 그 엄청난 긍정적인 업적을 폄하할 생각도 없고, 사회정책의 실패를 묻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를 만든 주범은 엄연히 생명연장의 꿈을 꾼 과학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말자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는 노동, 복지, 경제 등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파괴력을 지닌다. 아울러 인류 전체의 생산성 저하와 함께 심각한 세대간 갈등을 초래한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사회보장기금은 늘어난 노인인구를 감당하지 못해 휘청거리고 있으며. 늘어난 노년층은 이미 정치, 사회적 이슈에 강력한 압력단체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은퇴자 협회(AARP)는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무료의료혜택을 주도록 한 “메디케어”를 법제화하고 기업의 정년제를 폐지시킬 정도로 강력한 사회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명연장의 꿈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갈 길을 고심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세기에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면이 더욱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고 예측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건강수명이 생명수명보다 더 중요하다”며 생명연장의 지나친 꿈에 대하여 경계했다. 

과학의 발전을 대비하지 못하는 사회,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는 과학은 이제 해악이다. 과학과 사회가 함께 호흡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원근/ 한국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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