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비만일까? 아닐까?’ 이 같은 궁금증이 생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브로카 지표(Brocas index)’라는 공식을 사용해 비만 여부를 계산한다. 명칭은 생소해도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알려주면, ‘아하!’라고 무릎을 칠 것이다. 평소에 많이 접해본 공식이기 때문이다. 브로카 지표는 바로 자신의 키(cm)에서 100을 뺀 뒤에 0.9를 곱해서 표준체중을 구하는 공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180cm일 경우, 180에서 100을 뺀 80에 0.9를 곱했을 때 나오는 값인 72kg이 표준체중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공식으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은 자신의 몸무게와 키만 알면 되므로 간편해서 좋다. 하지만, 정확성면에서 보자면 문제가 있다. 이들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게 되면 보디빌더처럼 근육량..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운영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고리원전 1호기의 수명 재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 원자력 산업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던 고리원전 1호기는, 2년 뒤면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게 된다. 하지만 가동을 중단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더 험난한 길이 남았다고도 볼 수 있다. 바로 ‘원전해체’와 ‘사용후핵연료 처리’의 길이다. 어째서 낙후된 발전소 시설을 해체하고, 사용 후 남은 연료를 처리하는 것이 왜 험난한 길일까. ■ 가동시키는 것보다 가동 중단이 더 어려워 원자력을 흔히 ‘붙일 수는 있지만, 쉽게 끌 수 없는 불’이라고 말한다. 원자력 발..
전래동화 중에 무엇이든 심하게 아껴서 쓰던 자린고비 이야기가 전해진다. 너무 흔들다 닳아버릴까 염려해서 부채는 세워두고 고개를 흔들기도 하고, 식탁에 앉았던 파리가 다리에 된장을 묻히고 날아가자 아까운 나머지 뒤쫓아 가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일화는 소금간이 된 굴비를 천장에 매달아두고 맨밥을 먹으며 쳐다보다가 “아이고 짜다” 하고 입맛을 다시는 것으로 반찬을 대신했다는 내용이다.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있듯이 직접 먹지 못하고 바라봐야만 하는 음식은 아무 쓸모가 없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는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이른바 ‘먹방’이 유행이다. 내가 아닌 남이 열심히 음식을 먹으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시간을 쓰고 열광을 하며 심지어 돈을 지불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현상이라 외..
기말고사가 끝난 뒤로 태연의 일상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게으르다. 세수와 샤워는 물론 양치도 하지 않아 입에서 곰삭은 청국장 냄새가 나고, 방은 온갖 과자봉지들로 뒤덮인 쓰레기장에 가깝다. "방 좀 치우라고 했지! 바퀴벌레 사육이라도 할 참이냐, 어?" "아이, 왜 그러세요. 평균 90점 넘으면 무한자유를 주겠다고 하셨잖아요." "그거야 뭐, 불가능할 줄 알고 약속한 거지. 암튼, 정말 90점 넘은 거 맞아? 만날 60점만 맞던 네가 고득점 딸로 거듭났다는 게 영 실감이 안 된단 말이야. 성적표는 언제 나오니?" 그런데 '성적표'라는 단어에 순간 태연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러더니 자꾸만 손으로 입과 코를 만지작대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하더니,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 앉는다. "딱..
최악의 가뭄, 엘니뇨 때문?! 마른장마가 계속 되면서 가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제9호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제주 등 일부 남부 지역에 누적강수량이 1,200㎜에 달했지만, 제주나 남해안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가뭄 해갈엔 부족했기 때문이다. 실제 가뭄이 심한 중부지방의 강수량은 서울 38.5㎜, 파주 53.4㎜, 춘천 30.2㎜ 등에 그쳤다. 박용진 기상청 통보관은 “가뭄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100㎜ 이상 비가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서울에 내린 강수량은 1㎜로 같은 기간 최근 30년 평년치(98㎜)의 1% 수준이다. 반면 폭염은 기록적이다. 5월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가 하면, 찬홈이 지나간 14일에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
[COOKING의 과학] 국민 음식 닭고기로 여름나기 음식을 전공해서인지 여름철이면 늘 받는 질문이 있다. 더운 여름을 견디기 가장 좋은 보양식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지치고 피곤한 여름의 해결책으로 보양식을 떠올리는 것이다. 실제 우리 조상들은 건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계절에 따른 바른 음식 먹기’라고 보았다. 그래서 제 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주재료로 한 영양분위주의 보신 음식을 꼭 챙겨먹었다. 예로 한 여름 더위로 몸이 허약해 질 때쯤 해서 장만해 먹는 복(伏) 날 음식이 있다. 복날 음식이라면 개를 잡아 파, 마늘과 들깨 잎을 넣고 끓이는 개장국을 떠 올리지만 이는 주로 남쪽 지방의 풍습이었다. 서울 중부지역에서는 민어탕 그리고 닭에 인삼과 찹쌀을 넣고 끓인 삼계탕, 육..
쿨토시와 쿨매트로 여름을 시원하게! 제 2439 호/2015-07-22 유난히 땀이 많은 과학 씨, 올 여름 ‘냉장고’ 셔츠를 한 벌 장만하기로 했다. 살얼음이 날리고 소름이 돋는 광고 영상에 혹했다. 땀이 날수록 시원해진다니 나를 위해 준비된 옷이 아닌가! 기능성 의류를 파는 매장 몇 곳을 돌아다니던 과학 씨는 머리가 지끈지끈해졌다. “프린트된 버추얼 아이스큐브가 냉장 효과를….” “쿨링 도트가 삽입돼 수분이 빠르게….” “아스킨 소재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아이스필과 메쉬를 믹스한 아이템으로….” 기능성 의류는 ‘고어텍스’ 하나만 알면 OK이던 때가 그리웠다. 아이스와 쿨을 강조하는 설명을 들은 탓인지, 그저 빵빵한 에어컨 덕분인지 옷감에선 서늘한 느낌이 감돌았다. 그래도 옷인데 입으면 더 덥지..
첨단과학은 전쟁의 용병인가? 제 23 호/2003-09-03 더러 뜻밖일지도 모르지만, 현대과학의 대부분은 군사적 목적에서 시작되고 발전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첨단과학(하이테크)은 ‘용병’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출생의 근원때문에 과학기술은 인류의 사회 문화에 그토록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도 모른다. 보다 강한 무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 어쩌면 약육강식의 자연섭리를 모범적으로 수행하는 인간의 본능적 모습이지만, 분명 꺼림칙한 우리의 모습이다. 1,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 군비경쟁의 과정에서 축적된 군사과학이 점차 민간 기업으로 전수되면서 레이더, 원자력, 정보통신, 인터넷, 컴퓨터, 위성통신, 우주항공 등 소위 21세기 프론티어 과학의 씨앗이 되었다. 과학이 먼저 있고 이것..
제대혈, 꿈의 신약 원료인가? 제 21 호/2003-08-29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태반과 탯줄을 신성시 여겨왔다. 이 때문에 아이를 출산한 후 얻어진 태반과 탯줄을 소홀히 다루지 않고 태반 항아리(태항)에 담아 정결한 곳에 묻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왕실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태반을 깨끗이 씻어 백자 항아리에 담아 밀봉한 뒤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고 고이 보관했다고 하니 태반과 탯줄에 대한 믿음은 계급이나 계층에 상관없이 일반화 돼 있었던 것 같다. 요즘 들어서는 태반과 탯줄뿐만 아니라 탯줄의 혈액인 제대혈(Cord blood)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제대혈은 골수와 곧잘 비교가 되곤 하는데, 이는 골수처럼 두 종류의 줄기세포(Stem cell)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혈모 세포와 간엽줄기 세포가 ..
눈앞에 다가온 뜨거운 지구 제 19 호/2003-08-25 유럽의 살인적인 폭염과 남아시아 지역에서의 폭우와 홍수, 최근 지구촌을 강타한 이상기후 현상이다. 인명 피해는 물론 재산 피해도 커지고 있다.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때문에 5000여명 이상의 희생양을 낸 프랑스에서는 컴퓨터 기기까지 과열돼 네트워크 연결이 안되거나 작동이 중단되는 사례가 급증했다고 한다. 지난 18일에는 인명피해의 책임을 지고 프랑스 보건국장이 사임했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기도 하다.이런 세계적인 이상기후 현상의 요인으로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영국의 한 기상학자는 "테러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도 국경이 없다"며 지구온난화를 대량살상무기로 규정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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