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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언즈”의 이승엽 선수가 아시아 신기록인 56번째 홈런을 날린 탓일까?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가 새삼 떠올랐다.
TV로도 방영된 이 만화는 탄탄한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까치가 던지는 각종 “살아 움직이는 공(?)”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까치가 이 공을 던지기만 하면 아무리 날고 기는 타자라 해도 맥을 못 추고 타석을 나가야만 했으니까 말이다.
이는 만화 속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동열, 박찬호 등 흔히 타자 잡는 귀신이라 불리우는 명투수들은 강속구도 강속구지만 공을 컨트롤하는 변화구에 능하다.가끔 이들이 싱크볼(Sink ball:직구에서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는 공)등 절묘한 변화구를 통해 타자를 잡아내는 것을 보면 절로 기가 막히다라는 탄성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같은 변화구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싱크볼을 통해 이 원리를 알아보면, 투수가 공을 던질 때 공의 윗부분이 공이 가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변화구를 던졌다고 하자.
공의 윗부분은 공기가 지나가는 방향과 공의 회전 방향이 반대가 되기 때문에 그 속력이 늦어지는 반면에, 공의 밑부분은 공기가 지나가는 방향과 공의 회전방향이 일치하므로 위쪽에 비해 공기가 지나가는 속력이 빨라진다. 따라서 공의 밑부분의 압력은 감소하며(‘베르누이 정리’에 따르면), 유체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속성이 있으므로 공은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특히 ‘베르누이 정리’의 약효는 공이 홈 근방에 도달했을 때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한다. 투수의 손을 떠나는 순간에는 공의 직진 속도가 회전 속도에 비해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공은 직진하지만, 직선 속도가 작아지는 홈 근방에 가면 속도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회전 속도가 강해지므로 타자에게는 마치 공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
야구공은 여러 개의 가죽이 실로 단단히 꾀매어 만들어지는데, 투수들은 이 실밥을 손톱으로 꽉 잡아 공을 던지면서 회전을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실밥은 공 주위의 공기를 회전방향으로 같이 돌게 해 회전력을 높이는 긴요한 역할도 한다. 언뜻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실밥이지만 변화구를 만드는 핵심인 셈이다.
이외에도 축구공, 테니스공, 동그란 무늬를 치밀하게 패인 골프공 등등. ‘베르누이 정리’를 활용한 사례는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경쟁은 비단 경기장에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닌 듯 하다. 공 하나에도 치열한 승부를 위해 과학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으니 말이다.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 회장)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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