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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가정이나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기기로 자리잡은 요즘, 미래 예측가들이 기술 진보와 관련해 내놓았던 수많은 전망 중 하나를 떠올려보자. 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컴퓨터에서 모든 정보를 보고 듣기 때문에 종이 소비가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었다. 하지만 디지털 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는 현재에도 종이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AD 105년 중국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이 종이를 발명한 이래 약 2000여 년 동안, 종이가 기록과 전달 매체로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지킨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필요할 때 언제든 쉽게 휴대할 수 있고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전통적인 종이(Paper)의 아성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 바로 전자종이(electronic paper)다. 




미국 이잉크(E. Ink) 사(社)가 어른 머리카락 3가닥 정도의 두께에 폭이 7.6㎝인 접을 수 있는 전자종이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PDA의 LCD 보다 4배 가량 밝으며, 동영상도 보낼 수 있는 전자종이가 네덜란드 필립스 연구소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전자종이 시대의 개막을 앞당기고 있다. 




전자종이는 종이라기보다는 노트북이나 PDA의 액정화면 같은 디스플레이를 종이처럼 접거나 둘둘 말 정도로 얇고 부드럽게 만든 것이다. 전기도 거의 안 들며 액정화면에서처럼 지웠다 썼다를 반복할 수 있어 반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영화나 TV 등 동영상까지 볼 수 있어 출판문화의 혁명은 물론, LCD나 PDP 등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자종이를 옷처럼 부드러운 제품에 붙여 광고 매체로 활용하는 등 유통과 광고업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자종이 기술의 핵심 요소는 플라스틱 트랜지스터와 전자잉크다. 플라스틱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칩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유연성이 있고 인쇄가 가능하다. 전자잉크는 검정색 색소로 채워진 수백만의 마이크로 캡슐로 이루어져 플라스틱 트랜지스터에 의해 전기장이 가해지면 색을 바꿔 문자와 이미지를 나타내게 된다. 전자종이가 신문이나 책의 내용을 표시했다가 바로 지울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종이가 종이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기능도 구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얇은 디지털 종이에 적합한, 얇으면서도 효과적인 컴퓨팅 시스템과 전원, 저장장치 개발 등은 몇 가지 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현재의 개발속도를 감안한다면 2~3년 내에 실제 종이 두께의 전자종이가 출시되고, 2010년에는 잡지나 책을 전자종이가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기업의 광고판, 각종 휴대기기의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뿐 아니라, 전자책(e-Book)과 전자신문의 활성화를 앞당길 전자종이 기술의 빠른 실용화를 기대해 본다.(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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