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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웰즈가 발표한 소설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은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단숨에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100여 년 동안 인기를 누려왔다. 이 매력적인 소재를 영화사 관계자들이 가만둘 리 없었기에, 이제 영화속 투명인간은 꽤나 고전적인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코트와 장갑, 모자를 쓴 채, 온몸에 붕대를 감고서야 스크린 앞에 등장할 수 있었던 초창기의 투명인간은 페인트처럼 진한 메이크업(영화 ‘투명인간의 사랑’)을 거쳐, 실제로 보이지 않으면서 그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 ‘할로우맨’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투명인간, 남들은 나를 볼 수 없지만 나는 남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여기에도 상대적인 논리가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즉, 남들이 나를 볼 수 없으면 나 역시 남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눈, 즉 망막이라는 스크린 때문이다. 눈은 카메라와 매우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즉, 홍채는 조리개, 수정체는 렌즈, 망막은 필름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의 영상은 수정체를 통해 꺾여 눈의 내부로 들어가 망막에 초점이 맞춰지며 그 시각적 신호가 뇌에 전달되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눈이 너무 부신데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군. 눈꺼풀까지 투명해져서 말야.”
스스로 이렇게 얘기하고서는 모든 것을 다 보고 인식하는 것처럼 케인 박사는 잘도 돌아다닌다. 모든 것이 투명해졌다면, 눈꺼풀도 망막도 투명해졌을 것이고, 빛은 눈을 통해 그냥 지나갈 테니 눈이 부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구체적인 상을 볼 수는 없을 텐데 말이다.
다른 사람 눈에 보이지 않고 자신을 감출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흥미있는 소재이긴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남들에게 지각되지 못하는 것이고,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없다는 것은 자칫 존재하지 않는 것과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잊고 있는 듯 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상대가 나를 볼 수 없다면 나 역시 상대를 볼 수 없다는 투명인간의 역설은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부대끼며 서로를 보듬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 본질에 대한 원초적 물음이 아닐까 한다.(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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