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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시절 손등에 모래를 잔뜩 쌓아놓고 단단하게 만들면서 두껍이에게 새집과 헌집을 바꾸자던 노래 중의 일부이다. 지금이야 도시 생활을 하면서, 흙 자체를 만져보기도 힘든 세월을 살고 있지만 이 노래 가사에는 어린 시절 새집에 대한 아이들의 기원과 기대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특히 외부와 차단된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새집에 대한 기대는 일시에 무너지고 있다. 아이들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새집일수록 각종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새집에서 방출되는 유해 물질은 300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새집은 유해 물질의 ‘저장고’나 ‘종합세트’로 불려지고 있다. 이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나 포름알데히드(HCHO)등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실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서 화학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안방 옷장 앞에서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0.65ppm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치보다 8.1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또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벤젠과 톨루엔의 배출량도 기준치보다 4.4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이 때문에 분양을 앞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근무하던 도우미들이 갑자기 쓰러지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체에 유해한 화학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을 없을까?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근본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배출된 유해물질과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해물질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 요즘 아파트들은 단열뿐 만 아니라 방음 기술까지 가미돼 외부 공기와의 접촉이 거의 단절된 상태이다. 따라서 창문을 열어 실내 공기를 자주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실내 공기 가열 방법이 있다. 이는 난방 기구를 통해 실내 온도를 높여서 가구, 바닥, 벽지 등 깊숙이 묻어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빼내는 방식을 말한다. 특히 입주 초기에 난방을 많이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광촉매 물질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빛을 쪼이면 자신은 변화지 않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오염 물질을 분해 제거하는 물질인 광촉매 물질을 건자재에 바르면 유해 물질을 분해해 뽑아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대표적인 광촉매 물질로는 이산화티타늄이 있는데, 이 이산화티타늄은 태양광이나 형광등의 자외선을 받으면 마치 태양전지의 원리처럼 음전기를 가진 전자(e-)와 양전기를 가진 정공(h+)이 형성된다. 정공은 특히 강력한 산화작용을 하는 수산화물을 형성해 살균용 염소나 오존보다도 강한 산화력을 만들어 내 유해 물질을 제거 하는 방식으로 최근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자외선을 필요로 해 아파트 입지가 햇빛이 들지 않을 경우 그 효과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모두 아파트의 시공이 끝난 뒤 취해지는 방법들로 임시 방편적이다. 보통 30평 아파트의 경우 사용되는 화학 접착제만 30kg에 이른다고 하니 이런 방법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이처럼 과학의 진보로 잉태된 산업 사회는 ‘신선한 공기가 한줌의 햇빛보다 더 소중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옛날 어린 아이들이 새집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불렀던 ‘헌집 줄게 새집 다오’의 노래가 과학기술의 진보로 오히려 새집 줄게 헌집 다오로 바뀌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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