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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초, 미국 코넬대학 인간 행동 연구소의 신시아 하잔 교수팀은 다양한 문화 집단에 속한 5천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가슴 떨리고 두근대는 사랑의 감정은 빠르면 18개월에서 길어야 30개월 정도만 지속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었다. 무엇이든 분석하고 인과관계를 따져서 정의 내리고 싶어하는 과학자들은 사랑이란 감정 역시 우리의 두뇌의 ‘화학적 작용의 결과’라고 인식하고 있다. 우리의 뇌에 존재하는 번연계(limbic system)에서 각종 화학물질-신경 전달 물질과 호르몬-을 분비하여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후 등장하는 페닐에틸아민은 마치 천연 각성제처럼 작용하여, 정신을 맑게 해주고 흥분시켜 상대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열정이 샘솟게 한다. 이후 짝짓기, 성적 흥분의 유도, 모성애와 관계 있는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인간에게 황홀감을 선사하는 체내 마약 성분인 엔도르핀이 등장하면서 ‘사랑 호르몬’들의 분비는 최고를 향해 달려가고, 이에 맞춰 상대에 대한 사랑의 강도 또한 커지게 된다.
하잔 박사팀은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이런 체내 화학 물질들이 나와서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지만,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 되면 체내에 이런 물질에 대한 일종의 내성이 생긴다는데 주목했다. 마치 처음에는 진통제 한 알이면 되던 것이 나중에는 마약성 물질을 부어넣어도 모자라게 된 환자처럼 처음의 자극은 더 이상 신선하지도 가슴 뛰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사랑도 일종의 중독이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했던 호르몬에 대한 중독. 마약에 중독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약이 필요하듯이, 시간이 흐를수록 연인들은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많아지고 불만은 커져간다. 그러다가, 위태한 관계가 끊어지게 되면 금단 증상에 시달리는 중독자처럼 빈자리의 아픔에 몸서리치게 된다.
인간의 사랑이란 현실의 무게에 눌리기 쉽기 때문에, 오딧세우스에 대한 페넬로페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더욱더 빛을 가지는 게 아닐까.(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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