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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를 알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전자태그(RFID)
제 31 호/2003-09-22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제수용품 준비나 선물 마련을 위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인파에 시달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것이다. 쇼핑한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 사람이 가장 적게 서있는 줄, 쇼핑 카트가 가벼운 줄을 찾아 눈치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론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달 시범사업에 착수한 전자태그(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RFID) 기술이 보편화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먼저 미래 유통시장에 대혁명을 가져올 RFID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RFID는 일정한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대상물을 분석, 수십~수백 가지의 정보를 읽어내는 첨단 기술이다. 물품에 마이크로칩을 내장한 스티커 형태의 태그를 부착한 후, 태그 정보를 인식할 수 있는 판독기(Reader Body)나 안테나를 설치하면 된다.전자태그를 통해 물품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제품에 찍힌 바코드를 스캐닝하는 계산원의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구매할 물품을 쇼핑 카트에 그대로 둔 채 계산대를 통과하기만 하면 정확한 계산이 되기 때문에 쇼핑객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매와 동시에 물건의 입출고 정보까지 파악함으로써 물건의 유통기한과 재고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다. 판매 후 물건의 위치 추적이 가능해 도서관의 도서 분실, 운송업계에서의 화물 도난을 방지할 수 있다. 기존에 쓰이던 바코드, 마그네틱 카드가 시간이 지날수록 인식률이 점차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면, RFID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세계적인 제조 유통업체들이 이미 1999년부터 시범사업은 물론 국제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RFID 기술은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전시 한밭도서관이 지난 7월부터 10만권의 소장도서에 RFID 칩을 장착해 대출자 스스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심을 끌었다.
무선 칩 가격이 개당 25센트(한화 약 275원)로 비싸다는 점과 별도의 시스템 구축에 드는 시간과 비용 등을 감안할 때, RFID 기술이 바코드를 완전 대체하기까지 건너야 할 산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올 초 RFID 도입을 발표했다가 소비자단체의 공격을 받았던 의류업체 베네통이나 지난 7월 초 RFID 기술 시험을 돌연 취소한 월마트가 내건 사생활 침해 우려도 기술 확산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1940년대 말 계산대에서 가격이 자동으로 읽히게 하는 기술적 방법 연구로 출발해 소매 부문은 물론 타 산업 분야로 확대된 바코드. 이제 첨단 과학의 힘을 얻은 RFID가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한다. RFID 기술이 물류/유통의 혁명은 물론 생활문화까지 변화시킬지, 또 그 시기는 언제쯤일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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