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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미래에는 주민등록증 혹은 의료보험증 대신에 무엇을 들고 다닐까? 흔히 SF영화에서는 종종 개인의 DNA 정보를 담은 컴퓨터 칩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신분증으로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 주곤 하는데, 이런 영화 속 한 장면이 현실에서 실현 가능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바로 21세기 반도체라 불리는 바이오칩의 등장 때문이다. 바이오칩(Biochip)은 생물의 효소, 단백질, DNA, 미생물 세포 및 기관 그리고 신경 세포와 같은 생체유기물 등 생물의 몸 안에 있는 다양한 성분을 이용해 만든 칩이다. 바이오칩이란 용어는 반도체칩이 실리콘 기판 위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집적한 것처럼 바이오칩도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에 수많은 바이오 물질을 집적시겼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다.
바이오칩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DNA칩의 경우, 1994년 미국의 스티브 포터 박사가 생물체의 게놈에 빽빽이 들어있는 복잡한 정보를 한꺼번에 판독하기 위해 개발한 것인데, 최근에는 특정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파악한 후 이를 이용한 DNA칩을 만들어 질병 진단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DNA칩에 검사대상사의 혈액이나 조직에서 추출한 DNA 샘플을 한꺼번에 반응시키면 질병감염 여부를 손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랩온어칩(Lab-on-a-chip)은 단어 그대로 칩 하나에 실험실을 올려놓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손톱만한 크기의 칩으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바이오칩으로 불린다. 기존 DNA칩과 달리 별도의 기기 없이도 DNA를 분리, 검증하는 과정을 칩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 아울러 랩온어칩은 각종 암을 진단하거나 혈액 내 혈구의 개수를 셀 수 있어 가까운 미래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체센서칩은 사람의 몸 속에 이식해 혈압, 혈당, 체온 등 필요한 정보를 저장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환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은 긴급상황에서도 의사는 칩에 저장된 정보를 통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생체센서칩(삽입용)은 2002년 미국에서 한 가족에게 이식되기도 했다.
이제 혈액 한방울 혹은 눈물 한방울로 각종 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칩이 실용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 5년 이내에 집에서 혈액 한방울로 각종 암이나 B.C형 간염, AIDS 등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휴대형(손목시계형) 진단 시스템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근 세계 기술 선진국들은 의약학과 생물전자공학 등 유전체 연구에서 바이오 컴퓨터 등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부가가치를 지닌 국가기반 산업의 창출이 가능한 바이오칩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바이오칩은 약물전달용 로봇, 인공장기 같은 생체이식용 칩의 발전은 물론이고, 재택 원격의료에 사용되는 환자 모니터링 센서, 휴대용 원격의료기기 등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바이오칩을 기술을 미래의 세상을 바꿀 신기술의 하나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