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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과학향기

조류독감

#미래 2016. 4. 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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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킨런’은 머지않아 치킨 파이 신세가 될 닭들이 농장으로부터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는 모험담이다. 영화 속 닭들이 인간으로부터 도망가는 것과는 정반대로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는 인간들이 닭들로부터 도망가고 있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조류독감 때문이다.조류독감은 닭, 오리, 야생조류 등의 조류가 걸리는 급성 바이러스 질병으로 증상에 따라 체중이 감소되는 경미한 것에서부터 갑작스럽게 폐사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벼슬에서 청색증이 나타나며 머리와 안면에 부종 현상이 발생하고 이중 80~90%가 급격히 폐사한다. 조류에게 발생하는 독감이 최근 인간에게 공포를 불러오는 이유는 사람 사이에 감염되는 유행성 독감으로 변이될 위험성 즉, 독감에 걸린 사람이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인체 내에서 두 바이러스가 결합돼 인간 사이에서 전염이 가능한 변종 바이러스로 변이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행성 바이러스로 전염성이 강한 독감 바이러스의 특성상 두 바이러스가 만나 변이될 경우, 사스 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사람에게 한번도 노출된 적 없는 전혀 새로운 단백질을 갖고 있어, 각종 독감 바이러스에 저항력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 새로운 변종에 대해서는 저항력을 갖지 못한다.



현재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H7N7, H5N1, H9N2. 이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이 H5N1으로 1997년 홍콩에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로 최근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서 H와 N은 단백질의 일종인 헤마그글루티닌(Hemagglutinin)과 뉴라미니다제(Neuraminidase)의 머리글자로 모든 독감 바이러스는 이 두 종류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독감의 이름은 H와 N에 두 단백질의 형태가 몇 번째인지를 나타내는 숫자를 붙여 표시하게 된다.



그렇다면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어떻게 사람에게 전이되는 것일까. 조류독감의 인체감염은 감염된 조류와 직접 접촉하거나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이 말라 가루가 된 것을 흡입하면 발생한다. 지난 1월 24일 사망한 태국의 남성 환자의 경우 투계를 길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히도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이 복용하는 기존 감기약에 면역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세계보건기구에서 지난해 개발한 백신도 이번 태국 및 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변종에 맞는 새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이 또한 개발이 완료되는데 적어도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현재로써는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조류독감 발생 국가로 여행을 피하는 등 바이러스 노출에 대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증상은 일반 독감과 유사해 감염자 자신이 조류독감인지 일반 독감인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고열, 기침, 목 따가움,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눈이 충혈되는 결막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조류를 접촉해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한다.



또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완전히 파괴되므로 반드시 찌거나 튀기는 등 조리해 먹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달걀, 오리알 속으로 침투할 수 없으며 껍질 또한 위생 처리하므로 시판되는 조류알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조류독감처럼 인간과 동물 사이에 공통 전염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사람과 동물의 DNA가 종간의 장벽을 허물고 질병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만큼 유사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미 동물 대 사람 감염은 오래 전부터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안전 수칙을 지킨다면 대다수 이종간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류독감 뿐 아니라 에이즈, 에볼라, 광우병 등에 대해 혹자는 자연을 거스른 인간에 대한 징벌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흑사병(페스트)도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결국 돌파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인간의 탐욕을 위해 자연을 마음대로 농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연에 대한 겸손한 마음과 현재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조화가 필요한 때다.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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