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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나 ‘로스트 인 스페이스’와 같은 영화를 보면, 각양각색의 우주선들이 드넓은 우주를 마음껏 누비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들은 ‘하이퍼 드라이브(hyper drive)’라는 초광속 엔진이 달린 우주선이나, 아니면 웜홀(worm hole: 벌레구멍)을 통과하는 ‘워프(warp) 항법’을 통해 수백 광년의 거리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금보다 더 과학이 발달한 먼 미래엔 과연 수백 광년씩 떨어진 까마득한 별나라들을 여행할 수 있을까.우주에서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가장 널리 쓰이는 ‘광년(光年)’이란, 글자 그대로 빛의 속도로 1년 동안 쉼 없이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빛은 1초에 30만 Km를 날아가며,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광속으로 계산해 보면 겨우 1.3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까지 가는데 사흘이 걸렸다니 광속이 얼마나 빠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빠른 광속이라 하더라도 다른 별이나 은하계에 닿으려면 몇 백, 아니 몇 천 광년 이상을 가야 할 만큼 우주는 넓다.



그렇다면 빛보다 빨리 날 수 있는 초광속 엔진을 만들어 날면 되지 않을까. 특히 우주는 진공상태여서 공기로 인해 손실되는 에너지 또한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속도를 높인다 하더라도 광속보다 빨라질 순 없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운동하는 물체는 정지해 있는 물체보다 질량이 점점 증가하며, 만약 운동 속도가 광속에 도달하면 질량은 무한대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빛보다 빨리 난다는 초광속 우주선은 현재로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셈이다.



한편 SF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워프 항법’은 어떨까? 우주에는 뭐든지 빨아들인다는 블랙홀(black hole)과 정반대로 모두 내보내는 화이트홀(white hole)이 있다고 한다. 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 바로 웜홀인데, 웜홀은 우주공간을 뒤틀어 지름길처럼 우주공간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설 또한 과학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블랙홀은 다른 곳으로 뚫려있는 통로가 아니라 그저 우주공간 내 모든 것을 빨아들여 압축시키는 막다른 종착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화이트홀은 아직까지 그 존재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순수한 가설일 뿐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제약조건으로 인해 장거리 우주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주 천천히 오래 날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세대우주선(generation starship)’. 글자 그대로 아주 커다란 우주선 안에서 사람들이 죽으면 그 자식 세대가 다시 이어받고, 또 그 다음 손자 세대가 계속 이어받아 우주여행을 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려면 우주선 안에서 식량이나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것이 자급자족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우주선은 최소한 수천 명이 탈 수 있는 엄청나게 큰 것이어야만 한다. 어쩌면 우주선이라기보다 하나의 작은 도시에 가까운 규모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세계를 넘어선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이라 할 수 있는 우주여행. 화성, 목성, 토성 등 최근 우주는 인류가 보낸 탐사선으로 붐비고 있다. 이와 같은 끝없는 인류의 도전 앞에 우주는 결국 그 신비의 옷을 하나하나 벗어놓게 되지 않을까. (글: 박상준/ 과학칼럼니스트,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의 저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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