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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리는 화이트 데이를 맞아 짝사랑하던 향기씨에게 고백하기 위해 주말데이트를 청했다. 아껴뒀던 옷을 꺼내 빨아 널고 낭만적인 드라이브를 위해 세차까지 해두었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까지 손질하고 나오는 임대리를 맞은 것은 하늘을 뒤덮은 먼지. 한껏 단장한 머리는 뜻밖의 불청객으로 흐트러지고 하얀 와이셔츠는 어느새 먼지로 얼룩졌고 새차 같던 그의 차는 온통 먼지투성이로 변해버렸으니... 향기씨와 즐거운 야외 데이트를 기대했던 임대리는 결국 노랗게 물든 도시 거리를 바라보며 오후 내내 상심에 빠져 지냈다. 


어제 올해 들어 처음 황사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이로 인해 주말 연인과의 즐거운 야외데이트를 꿈꾸셨던 분들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이 고약한 황사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 불청객을 건강하게 넘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 등 아시아 내륙의 사막지대와 황하 상류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나 황토가 강한 상승 기류를 타고 3천~5천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황사는 그 명칭도 다양한데 중국에서는 모래폭풍(Sand Storm), 일본에서는 코사(高沙, Kosa: 상층먼지), 세계적으로는 아시아 먼지(Asian Dust)로 불린다. 




황사는 수천 년 전부터 계속되어 온 자연현상이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뤄지는 것은 중국의 공업화 때문이다. 황사는 상해, 천진 등 중국 동부 연안 공업지대를 지나며 이곳에서 발생하는 실리콘(SiO2)이나, 카드뮴(Cd), 납(Pd), 알루미늄(Al), 구리(Cu) 등과 같은 미세 중금속 가루를 잔뜩 포함해 날아오기 때문에 단순한 ‘모래가루’가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분진’이 되어 버렸다. 




또한 우리를 위협하는 황사는 봄철 우리나라 대기 특성 때문에 더욱 위협적이다. 


봄철에는 일교차가 커 지표면의 공기는 차고 지상 위의 공기는 따뜻해 공기의 대류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황사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자욱하게 깔려 더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보통, 황사 입자의 크기는 평균 20㎛(1㎛은 100만분의 1m)이상이어서 기관지와 같은 호흡 기관에서 대부분 걸러져 인체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10㎛ 이하의 미세황사와 거기에 섞여 함께 날아온 유해 중금속의 입자 크기는 2㎛ 이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호흡기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에 쌓이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유해 중금속 미세 분진들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소산화물(NO), 황산화물(SO) 등과 같은 유해물질을 추가로 생성해 우리 몸을 더욱 더 위협한다. 




우리 몸에 침투된 미세 분진은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는데 대표적으로는 콧물, 코막힘, 두통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비염에서부터 기도 염증,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그리고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의 안과질환까지 유발한다. 




그러나 황사에 대한 특별한 대책은 아직까지는 별로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황사가 심할 때는 되도록 외부활동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들은 렌즈 대신 안경을 쓰고 심할 경우에는 일반 마스크가 아닌 분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외출 후에는 꼭 목욕을 통해 몸에 달라 붙은 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한편, 근본적으로 황사를 막기위해 한-중-일 3국은 상호 협력체제를 통해 황사 발생 지역에 대한 조림사업을 펼치거나 생태계 복원에 나서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준비 중이다. 




봄에 찾아오는 모래바람 정도로 생각했던 황사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오염물질로 변해버렸다. 피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이기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건강하고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할 때다. (글 : 김형자 ? 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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