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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배꼽까지만 물에 담그는 반신욕이 인기다. 동네 목욕탕에 가도 너나 없이 반신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만원이고, 반신욕 도구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가히 열풍이라 부를 정도다. 반신욕 옹호론자들은 반신욕을 하면 간질환이나 당뇨병 치료에 좋고 혈압을 떨어뜨려 고혈압에도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반신욕의 원리는 체온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은 머리는 차갑고, 하체는 따뜻한 상태가 이상적이다.그러나 실제 심장이 있는 상체와 하체의 온도차는 5~6도가 될 정도로 심한 반대현상을 보인다. 


바로 이런 상태가 만병의 근원이 된다. 




이에 대해 18세기 네델란드의 의사 브르하페(Hermanaa Boerhaave)교수는 세상을 떠나면서 <의학상 다시 없는 비밀> 이라는 제목의 노트를 남겼다. 이 노트에는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몸은 거북스럽지 않게 하라. 그리하면 당신은 모든 의사들을 비웃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한 줄의 문구만 쓰여 있었다고 한다. 





반신욕을 할 때는 온도가 가장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땀을 내야 건강한 사람은 약간 따끈한 섭씨 40도 전후의 물 온도가 알맞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기운이 약해 땀을 조금만 내도 탈진하는 사람, 또 내열이 많은 열성체질은 온도를 낮춰 미지근한 37~38도를 권한다. 또한 반신욕을 할 때는 따뜻한 물에 가슴(명치부근) 아래만 20~30분간 담근다. 어깨나 팔 부분은 물 속에 넣으면 안 된다. 


이때 에센셜 오일이나 한약제, 녹차 티백과 같은 입욕제(入浴劑)를 넣으면 피로 회복이나 피부의 보습과 같은 부가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반신욕은 하체만 따뜻하게 데워줌으로써 체온의 균형을 잡아주고,전신의 혈액순환을 좋게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또한 목욕 본연의 기능인 노폐물 제거, 근육의 이완을 유도해 어깨 결림, 요통, 생리통, 감기와 같은 증상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혈액순환이 활발해짐에 따라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손발이 차거나 평소 배가 냉한 사람, 또 운동을 하지 않아 몸이 무겁고 나른한 사람에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반신욕을 하면 병이 치료된다는 의학적 증거는 없다. 다만 감기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목욕법도 마찬가지다. 습도가 충분하면 코 내부의 점막이 튼튼해지기 때문이다. 


모든 건강요법이 그렇듯 지나치거나 자신의 체질과 맞지 않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근 질병으로 열이 생겼거나 혈압이 높고, 다혈질인 사람은 반신욕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평소 입에 침이 마르고 손바닥이 잘 트는 사람, 가슴이 두근거리며 빈혈기 있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특히 평소 땀이 많거나 땀을 흘렸을 때 몸이 가뿐하지 않고 오히려 피곤하거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피하는 게 좋다. 


당뇨병 환자는 더욱더 신중해야 하는데 만성 당료병 환자인 경우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좁아져 있기 때문에 이런 상태에서는 오래 목욕을 해도 혈관은 확장되지 않는다. 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오히려 발가락 등이 빨리 썩을 수도 있다. 화상은 물론 피부가 썩고 상처가 덧날 가능성도 크다. 




아무리 좋은 약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된다. 마찬가지로 목욕법도 내 체질에 맞아야 보약이 된다. 반신욕이 아무리 좋다지만 자신의 체질과 건강상태를 고려해 자신만의 목욕법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글 : 김형자-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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