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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일랜드’의 인간 복제는 현실이 될까?
아무튼 복제인간은 영화 ‘아일랜드’ 이전에 ‘멀티플리시티(1996)’와 ‘6번째 날(2000)’ 등의 영화에서도 묘사된 적이 있다.이들은 비단 생물공학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복제인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회윤리적인 쟁점들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기는 했지만, 적어도 과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대부분 사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설정들뿐이다. 특히 이런 부정확한 과학기술적 묘사는 잘못된 선입감의 확대재생산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이 심각하다.
하지만 복제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다. 따라서 그들의 탄생 과정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탄생의 시초가 단성생식이냐, 양성생식이냐의 차이점이 있을 뿐.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자손을 낳아 대를 잇게 하면서 번식해나가는데, 그 번식의 방법은 크게 단성생식과 양성생식으로 나뉜다. 단성생식은 암수가 만나지 않고 혼자서 스스로 생식세포를 분열시켜 2세를 만드는 방법으로 처녀생식이라고도 부른다. 반면에 양성생식은 암컷과 수컷의 생식세포가 만나 결합하여 수정란을 만들고, 이것이 분열하면서 2세로 자라난다.
인간도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가 만나 2세를 만들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말하는 불임증이다. 그래서 정자와 난자를 채취하여 사람의 몸 밖에서 인공적으로 수정을 시킨 뒤, 다시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기를 낳게 하는 방법이 1978년에 처음 개발되었다. 바로 시험관 아기이다.
이밖에 복제인간과 관련된 또 하나의 심각한 선입감은 그들이 모체와 똑같은 지적, 정서적 특성을 지닐 것이라 생각하는 오류인데, 이는 후천적 환경 요인을 무시한 성급한 예측일 뿐이다. 한 인간이 성장하면서 성격을 형성하고 능력을 키우는데 환경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기억 복제도 가능하다고 하는 장면은 넌센스에 가깝다. 인간의 두뇌는 컴퓨터 하드디스크같은 단순한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들에 나오는 복제인간 관련 내용들은 모두 다 허상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아일랜드’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인공자궁은 현실적으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인공자궁 기술의 핵심은 폐가 미성숙해서 아직 스스로 호흡할 만큼 자라지 못한 태아들을 도와주는 것인데, 현재 이 분야의 연구는 상당부분 진전이 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도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장차 인공자궁이 나오더라도 인간 복제를 위한 목적보다는 조산된 미숙아들을 치료하기 위한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기술적 차원보다는 사회적 차원에서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 설정한 것 같은 가까운 미래사회는 그저 허구로만 남을 것이다. (글: 박상준 -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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