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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족방뇨(凍足放尿),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뜻으로 한 때는 도움이 되지만 곧 효력이 없어져 상태가 더 나쁘게 되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흔히 오줌은 동물이 만들어내는 노폐물이고, 입에 담기에는 왠지 부끄러운 단어로 인식되어 왔다. 오줌, 이거 어디 쓸 때가 있겠냐 싶겠지만 이는 오줌의 진면목을 모르는 무지의 소관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그냥 버리고 있는 아까운(?) 오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오줌은 신장에서 혈액이 걸러지면서 만들어진다. 혈액은 산소와 에너지를 운반할 뿐만 아니라 노폐물도 함께 이동시키는데, 이러한 노폐물을 일차적으로 거르는 곳이 바로 신장이다. 혈액이 사구체를 지나면서 혈구와 단백질, 지방 등 크기가 큰 물질들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들과 수분은 모두 걸러져 원뇨를 만든다그런데 이 원뇨에는 우리가 배출하려는 노폐물 외에도 비타민, 포도당, 칼슘, 나트륨 등 우리 몸에 유익한 물질들이 남아 있는데, 다행히 신장의 세뇨관과 수뇨관을 지나면서 재흡수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재흡수 과정을 거쳐 방광에 축적되는 것이 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는 오줌이다. 




오줌을 구성하는 성분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요소이다. 요소는 단백질의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탄수화물과 지방은 분해되면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하는 반면, 단백질은 암모니아라는 독성을 가진 질소성 노폐물을 생성해 몸에 해로운데 고맙게도 우리 간은 몸에 좋지 않은 암모니아를 독성이 약한 요소로 바꿔 오줌을 통해 안전하게 몸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처럼 오줌은 일차적으로 체내의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정도야 누구나 알고 있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쓸모가 없어 배출된 노폐물이라도 다 쓰임새가 있는 법. 오줌도 다 나름의 쓰임새가 있다. 




오줌이 비누로 쓰였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오줌은 흔히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고대의 로마인이 오줌과 표백토를 섞어 비누로 사용했다는 기록과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우리 선조들이 오줌으로 손을 씻고 옷을 빨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봐도 단지 더럽다는 생각은 너무하다. 이는 오줌 속에 들어 있는 암모니아수가 현재도 의류 세척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근거가 있다 하겠다. 




철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도 오줌은 사용되었다. 사람의 손톱과 머리카락을 넣어 최고의 보검(寶劍)을 만들었다는 간장과 막야 부부 이야기는 유명한데, 그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강한 칼을 만드는 데도 오줌이 사용되었다 한다. 이는 요소나 암모니아에 포함된 질소 성분이 철과 반응하여 단단하고 강한 질화 철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적 방법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줌을 직접 넣지는 않고 오줌 대신 요소나 암모니아를 첨가한다. 


예로부터 오줌은 의약품으로도 사용되어 왔는데, 특히 동자뇨(童子尿, 어린 아이의 오줌)는 한의학에서 상약(上藥)으로 여겨질 만큼 그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왔다. 한의학에서는 토혈, 내출혈에 효과가 있으며, 폐를 강화하고 목의 통증을 없애 주며, 강장 작용에 뛰어나다고 오줌을 소개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오줌을 먹으면 만병을 고친다고 민간에 알려져 왔고, 몇 년 전 국내에서도 요로법(尿療法 ; Urine Therapy)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또 최근까지도 오줌을 의약품에 사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오줌으로 배출되는 유로키나제를 추출해 혈전용해제 등으로 이용한 것. 이런 효소제들은 유기 합성이 힘들기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사람의 뇨에서 직접 추출하며, 한때는 중국 등에서 수입을 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다 한들 어찌 오줌을 그냥 먹을 수 있으랴. 오줌에 포함된 성분을 연구하면서 이들의 효능을 이용해 의약품을 만든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이와 관련해 오줌의 주요 성분인 요소는 노화억제 효과가 있고, 또한 보습효과가 뛰어나 천연 화장품이나 보습제 등에 많이 사용된다. 크레아틴(creatine)은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한 때 운동선수들에게 각광을 받기도 했다. 소량 함유되어 있기는 하지만 디렉틴(Directin)은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환원시키는 효과가, 안티네오플라스톤(Antineoplaston)과 3-메칠글리옥살(3-Methylglyoxal)은 암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오줌을 직접 사용했던 것은 예전이고, 지금이야 어찌 오줌을 직접 사용하겠는가. 단지 우리가 매일 버리는 오줌 속에는 이렇듯 이용가치가 많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실제로 오줌을 자원화하자라고 하면 허황된 말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냥 버려지는 오줌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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