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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지역에 가면 누구나 기분이 상쾌해진다. 

풍광도 장관이지만 무엇보다 먼지나 세균 등의 유해 성분이 거의 없는데다 습도가 적당한, 깨끗한 공기가 가슴 깊숙하게 밀려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폭포수와 울창한 산림에서 공급되는 풍부한 음이온은 우리 몸의 생리기능을 증진시켜 준다고 한다. 미국의 의학박사 R. E. Holliday는 이러한 음이온을 "공기의 비타민(vitamin of air)"으로 부를 것을 제의하기도 했다. 


공기의 비타민으로 꼽히는 음이온은 도대체 무엇인가? 

음이온은 어느 특정 물질이 아니라 물질들의 상태를 지칭한다. 우리가 보거나 만질 수 있는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나 원자는 양전하(+)를 갖는 양성자와 음전하(-)를 갖는 전자의 숫자가 같아, 전체 전하량이 0으로 전기적으로는 중성을 띄고 있다. 그런데 이들 분자나 원자가 전자(-)를 하나 이상 얻게 되면 음이온이 되고, 전자를 하나 이상 잃게 되면 양이온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 중에는 질소가 78%, 산소가 21%, 기타 성분이 1% 가량 있다. 

이들 산소와 질소는 대부분 아무런 전기적 특성을 띄지 않는 중성이다. 설사 음이온(-)이나 양이온(+) 상태였다고 해도 두 입자가 결합해서 전기적으로 중화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양이온이나 음이온을 띄고 있는 공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이온상태의 공기, 특별히 음이온 상태의 산소를 호흡하면 피로 회복과 정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인간의 세포(細胞)는 세포막을 통해 끊임없이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고, 이산화탄소(二酸化炭素)와 노폐물(老廢物)을 배출하는데, 체내 흡수된 음이온이 세포의 이온교환을 돕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5천여 편의 논문들에 따르면 음이온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통증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체질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시중에는 가습기, 공기청정기에 이어 음이온 발생장치가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해결사로 판매되고 있다. 이들 기기들은 플라즈마 방전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공기 중의 산소나 질소를 이온화 하는 것들로, 원래 중성이었던 공기를 전기적인 자극에 의해 (+)와 (-) 상태로 이온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적으로 음이온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즉시 양이온과 반응해서 중성으로 되돌아 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음이온이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하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돼 인체에 도움을 주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그 뿐 아니다. 이온 발생 과정에서 건강에 해로운 오존과 질소산화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오존(비린내가 남)은 산소원자 3개가 결합된 분자상태의 물질로 산소원자 2개가 결합된 산소분자보다 불안정하여 다른 물질을 산화시키는 산화력이 강하고 직접 인체에 접촉할 경우 매우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관심을 끄는 것이, 무해할 뿐만 아니라 음이온 효과도 오래 지속되는 ‘폭포수 음이온’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수에서 음이온이 발생되는 원리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 원리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필립 레너드(Phillip Lenard)박사가 발견 했다고 해서 레너드 효과 (Lenard effect 일명 폭포수 효과, waterfall effect)라고 부른다.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폭포수에서 물이 낙하하여 바닥에 부딪혀 부서질 때, 큰 물방울 또는 바닥의 고인 물은 양전하가 많은 상태가 되며 음전하인 다량의 잉여전자들은 불안정하게 미세물방울에 붙게 되는데, 이들 물방울은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 미세물방울이 공기 중의 먼지 및 분자들과 충돌할 때 음이온 먼지나 음이온 산소분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원래 음이온이 공기 중에 확산될 때는 평균수명이 약 25초 밖에 되지 않는다. 기껏 이동해야 30cm 가량을 움직일 수 있는 정도다. 양이온과 결합하여 쉽게 중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전자를 가진 미세 물방울이 공기 중에서 움직인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공기 흐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방울이 증발하는 데 약 720초가 소요되기 때문에 음이온은 약 10m거리까지 퍼져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대기오염이 사회문제가 된 1990년부터 일본.독일을 중심으로 ‘폭포수 음이온’을 얻기 위한 본격적인 실용화 연구가 시작된 것도 이 때문이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산소음이온을 생활공간에서 숨쉬는 동안 호흡 또는 피부접촉으로 흡수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실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소형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수원대 물리학과 박배식 교수가 다량의 음이온이 나오는 `폭포수 음이온 공기정화 가습원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 교수는 초음파 진동자를 이용, 기존 음이온 발생기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오존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진동차 방식이어서 음이온 발생기의 크기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여 실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교수의 연구가 좀 더 진전되어 자동차 배기가스에 오염된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깨끗하고 건강한 공기를 공급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글 : 유상연 ?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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