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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응가한다!”
100일이 갓 지난 아이가 똥을 싸기 위해 얼굴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고 말을 건네기가 무섭게 아내가 다가온다. 기저귀를 빼서 냄새도 맡고 똥 상태도 파악하면서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쁜 내게 몇 마디 말을 건넨다.
“묽어 보이지만 괜찮은 것 같은데... 냄새도 별 다르지 않고...”
아내가 이렇게 똥 기저귀를 유심히 관찰하는 이유는 똥이 아이의 몸 상태를 알려주는 척도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황금색 똥을 누면 건강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모 식품 광고에서 해당 식품을 먹으면 황금색 똥을 눈다고 홍보할 정도로 똥에 대한 신뢰는 높은 편이다. 그런데 정말 똥으로 건강을 가늠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똥으로 몸의 건강을 파악하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원리 이해를 위해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잠시 살펴보자.
이처럼 음식물이 똥이 되기까지 몸 내부의 주요기관을 지나기 때문에 어느 기관에 이상이 있거나 몸 전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평상시와 다른 형태로 똥이 만들어진다. 모양과 굵기, 단단한 정도, 색, 냄새 등에서 차이가 생긴다. 즉 몸 상태가 나빠지면 몸 내부의 기관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똥의 변화를 통해 몸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냄새 말고 건강을 알 수 있는 것이 똥의 색이다. 건강한 똥은 앞에서 말한 대로 황금색이지만 건강한 성인의 똥은 대부분 황갈색에 가깝다. 성인은 세균에 의해 쓸개즙이 환원돼 색이 변하고, 또 먹은 음식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황갈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색을 띠는 똥은 건강한 똥이다.
건강하지 않은 똥의 색으로 붉은색과 검정색이 있다. 이때는 출혈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붉은 색은 위나 십이지장 등에서 심한 출혈이 있거나 대장이나 항문 부근에서 출혈이 있는 경우다. 검정색은 위나 십이지장에서 작은 출혈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똥의 색이 아주 어두운 경우가 있다. 이것은 변비 등으로 똥이 몸 안에서 오래 있다보니 너무 많이 흡수돼 색이 진해지는 경우다. 이때는 불필요한 찌꺼기까지 흡수되기 때문에 아토피가 생기거나 장이 나빠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똥의 모양도 건강을 아는 주요 척도다. 건강한 똥은 바나나 모양의 똥이다. 적당한 굵기와 적당히 단단함이 있는 형태다. 똥의 굵기가 갑자기 가늘어지면 대장 내부에 암 등으로 인해 통로가 좁아졌을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단단하지 않고 묽다면 몸이 차갑거나 상태가 좋지 않아 대장에서 수분 흡수가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이므로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천시받던 똥에 이런 다양한 정보가 숨어 있다니...” 물론 똥으로 건강을 모두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제비가 낮게 나는 것을 보고 비가 오려고 한다’고 추정하는 것처럼 나름대로 유용한 척도로 활용하는 것도 지혜가 되지 않을까 싶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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