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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천문학자들은 파란 천왕성 표면에서 천왕성의 위성인 ‘아리엘’(Ariel)의 작은 그림자가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42년 만에 일어난 천왕성의 일식 장면이었다. 지구에서 20억km 떨어진 곳의 천체 쇼를 중계한 것은 바로 허블우주망원경이다. 무게 12.5톤에 버스 크기 정도인 허블망원경은 이미 지난해 15년간의 공식적인 임무를 마쳤지만, 지금도 지구 상공 610㎞ 궤도에서 96분마다 한 번씩 지구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1990년 4월24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우주 궤도에 올려진 뒤, 지금까지 모두 75만장의 사진을 촬영하며 우주망원경의 왕좌에 있었다. 그러나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예산 문제와 우주왕복선 사고 이후 수리 계획을 취소하며 허블우주망원경의 ‘퇴역’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멀리 볼 수 있는 큰 눈을 가지고 있다. 반사경 직경이 6.5m로 허블우주망원경(2.4m)의 2.7배, 허셜우주망원경과 스피카우주망원경(3.5m)의 1.8배다. 반사경의 넓이가 넓을수록 빛을 많이 모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두 망원경에 비해 3.4배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3.4배 멀리 있는 별을 같은 밝기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크기만으로 따지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1990년 세워진 지상 최대망원경 하와이 켁망원경의 크기(10m)에 못 미친다. 하지만 직경이 같다면 우주망원경은 지상망원경보다 10∼50배가량 성능이 우수하다. 우주망원경은 불안정한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맑은 날씨’에서 우주를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블우주망원경의 시력은 1만 6000㎞ 떨어진 곳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육안의 100억 배에 달한다.
이런 우주망원경의 핵심부인 반사경은 가볍고, 발사 시 충격을 견딜 수 있으며, 우주라는 극한 공간에서 변형이 없어야 한다. NASA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반사경의 주 소재로 베릴륨을 선택했다. 베릴륨은 금속 중에 가장 반사율이 좋은 금속 중의 하나이며, 매우 낮은 온도의 우주 공간에서도 변형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최적의 관측조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배의 돛처럼 생긴 햇빛가리개도 있다. 테니스장만한 크기의 햇빛가리개가 망원경에 씌워져 태양, 지구, 달로부터 오는 빛에 의한 간섭을 막아주는 것이다. 또 햇빛에 의한 과열을 막아줘 망원경의 적외선 센서가 잘 작동하는 온도인 -193℃ 이하를 유지해 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지점’이라는 ‘명당’에 올려진다. 이 지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으로 역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위치를 이탈하게 되더라도 저절로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게 된다. 따라서 망원경이 태양이나 지구로 추락할 염려가 없다. 그러나 상공 610km에서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지금까지 우주왕복선에 의해 5차례 수리를 받아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을 개선했던 것에 반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먼 거리 때문에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수 없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최적의 장소에서 큰 눈으로 우리에게 보여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사실 과학자들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게 기대하는 것은 ‘아주 먼 곳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아주 오래전 모습’이다. 빛의 속력이 고작(?) 초속 30만km에 지나지 않아서 먼 곳에서 오는 빛이 오는 동안 시간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즉 1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천체를 촬영하면 그것은 그대로 100만 년 전의 모습이다.
망원경의 성능을 ‘얼마나 오래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로 환산하면, 지상의 천체 망원경은 약 20억년전, 허블우주망원경은 80~120억년전 우주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과학자들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137억년으로 추정하는 우주의 첫 천체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우주적외선’을 관찰하기 때문에 허블이 볼 수 없는 성운의 ‘속살’도 들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별은 먼지와 가스가 모인 성운의 안쪽에서 탄생하기 때문에 일반 망원경으로 관측이 불가능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별 탄생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현미경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밖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외계생명체 탐사에도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행성이 별에 미치는 중력 효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외계행성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외계행성이 내뿜는 적외선을 직접 관찰하기 때문이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우주망원경 왕권 승계는 2013년에나 이루어진다. 그때까지 허셸우주망원경과 스피카우주망원경이 공백을 메꾸어 줄 것이다. 특히 한국이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스피카우주망원경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20년 가까이 지구인의 ‘천리안’ 역할을 해 주었던 허블우주망원경이 왕좌에서 내려올 때까지 ‘레임덕’을 잘 이겨내고 버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안형준 과학전문 기자)
반사망원경
포물면의 거울에서 빛을 모아 접안경으로 확대해 보는 망원경이다. 렌즈를 사용하는 굴절망원경보다 크게 만들 수 있어 빛을 가능한 많이 모아야 하는 천체 관측에 좋다. 현재까지의 우주망원경은 모두 반사망원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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