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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7년 3월 26일 ‘한숨’
가슴이 울렁거린다. 병실 창밖으로 무심히 던진 시선에 ‘1학년’ 명찰을 붙인 ‘병아리들’이 송곳처럼 꽂힌 탓이다. 이젠 익숙할 법도 한데 하굣길에 나선 아이들의 맑은 얼굴은 언제나 영철이 엄마를 힘들게 한다. “그 일만 아니었으면 우리 애도 학교에 있을 텐데...” 다리에 깁스를 하고 누운 영철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2. 2007년 3월 19일 ‘부상’
“네? 뭐라구요? 어느 병원이에요?” 황급히 전화를 끊은 영철이 엄마가 짝도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정신없이 집을 나선다. 학교 다니는 재미에 한참 빠진 ‘즈믄둥이’ 영철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느닷없는 전갈이다. 병원으로 달려간 엄마의 눈에 들어온 건 부러진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는 영철이. 울기만 하는 영철이 대신 사고 당시 주변에 있던 친구에게 다친 이유를 물었다. “영철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높은 곳에 올라가지 말라고 했지!” 엄마의 호통에도 영철이의 ‘슈퍼맨 놀이’ 는 그칠 줄을 모른다. 여덟 살짜리 남자 아이 대부분이 그렇듯 영철이도 높은 곳에 올라가 뛰어내리는 게 일상사다. 영철이 엄마는 아이의 이런 놀이 방식에 불안감을 느끼지만 잔소리를 쏟아내는 것 말고는 딱히 무슨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게 시급하다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가 2005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영철이는 초등학생에게 가장 흔히 일어나는 사고를 당했다. 2005년 서울시내 학교에서 일어난 전체 안전사고 4617건 중 36.4%(1681건)가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상처 유형도 골절(40.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열상(裂傷)(24.2%), 치아손상(21.0%), 염좌(7.9%), 뇌진탕(1.8%), 화상(1.4%)이 뒤를 따랐다.
영철이의 고통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학교에 다니는 이상 우리 아이도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유형과 대처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초등학생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골절과 열상, 화상에 관해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골절은 충돌이나 사고 등으로 몸에 큰 힘이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특히 아이는 가볍게 넘어지는 충격으로도 골절을 당한다. 계단, 책상, 철봉 등 학교 시설물과의 충돌, 친구와의 과격한 놀이 등 초등학생을 위협하는 요인은 많다. 쉴 새 없이 움직이기 마련인 초등학생은 항상 골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예방이 중요하겠지만 일단 골절을 당하면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교육한다. 골절상을 입으면 누구나 극도로 흥분하고 이때 일어난 불필요한 움직임이 추가 상처를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절은 부러진 뼈 주위의 근육과 인대, 피부에 상처를 입힌다. 부러진 뼈가 혈관을 상하게 하면 내출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부상 후 절대 안정’을 반드시 가르친다. 또 아이들끼리 우왕좌왕하다 상처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리가 아프다고 우는 친구는 억지로 일으키지 않는다’처럼 기본 상식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는 아이가 골절상을 입으면 ‘부러진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한 뒤 병원으로 이송’의 원칙을 지킨다. 부러진 부위를 고정할 부목으로 교실에서 널빤지, 지휘봉, 우산, 단단한 표지의 책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천이 없으면 속옷을 찢어 사용하면 된다. 상처가 심하면 직접 이송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다행히 뼈는 부러지지 않았지만 관절이 삐었을 때 팁 하나! 삔 곳은 찜질로 치료하면 되는데 냉찜질이 먼저다. 냉찜질은 상처가 붓는 것을 막아준다. 얼음, 학교 매점에 파는 빙과류, 차가운 물 등으로 신속하게 삔 부위에 대고 30분 이상 냉찜질을 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뜨거운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 온찜질을 한다. 온찜질은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어 빨리 회복되게 해준다.
초등학생들을 괴롭히는 두 번째 부상은 열상이다. ‘찢어진 상처’인 열상이 나면 우선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열상은 운동장과 같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입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손은 세균 투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화상은 치명적 후유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주의한다. 실험 시간에 사용하는 알코올램프, 식당, 학교 소각장 등에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상처 부위가 감염될 수 있고 완치 뒤에도 피부 변형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신중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화상을 입으면 상처 부위를 신속히 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화상을 입은 즉시 흐르는 수돗물에 상처를 20분 이상 노출시킨다. 이런 대처로도 화상으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화상 연고를 찾는 건 그 다음이다. 약품을 찾으려고 시간을 지연하면 상처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아이에게 가르친다.
참기름, 된장, 감자를 화상 부위에 발라야 한다는 속설은 특히 경계한다. 이 같은 민간요법은 상처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결론적으로 화상에 대비하는 최고의 응급약은 차가운 물이라는 얘기다. 아이에게 상처를 완화하고, 감염을 방지하며,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돗가로 달려가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가르친다.
화상에 관련한 팁 하나! 심한 화상을 입으면 무리하게 옷을 벗지 않는다. 옷을 벗다 피부 조직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급식 도중 매우 뜨거운 음식물을 몸에 쏟으면 아이들은 당황해 옷을 급하게 벗는 경우가 많은데, 옷을 입은 채로 차가운 물을 흘려야 한다. 그 다음 신속히 병원으로 옮긴다.
바야흐로 취학 시즌이다. 초보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학생이 된다는 기쁨에 들뜬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아이 손을 잡고 학교를 둘러보자. 어디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르치자. 그래야 아이가 자신을 지킬 수 있다. (글 : 이정호 과학전문 기자)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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