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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바람이라면 일반인처럼 보고 말하고 뛰는 것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장애인은 집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화장실 출입조차 어려운 환경에서 많은 이들이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눈먼 사람을 보게 하고, 다리가 절단된 사람을 걷게 하는 보조 장치가 선보이면서 장애인들의 바람을 일부나마 채워 주고 있다. 이른바 ‘보조공학’이다. 보조공학이란 장애인의 이동 능력, 의사소통 능력, 자조 능력을 지원해 재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장애인을 위한 과학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무엇보다 생명현상을 제어하는 두뇌와 접목되는 기계장치의 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손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의 커서를 마음으로만 조정해 메시지를 컴퓨터 화면에 타이핑하는 ‘정신 타자기’(Mental Typewriter)의 개발은 전신마비 장애인들에게 새 희망을 주고 있다. 독일 베를린 브라운호퍼연구소와 훔볼트대 의과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장치는 놀랍게도 사용자가 좌우 팔의 움직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커서가 이리저리 움직인다. 전극을 인체에 이식하지 않고 두뇌에서 발생하는 전지 활동을 측정하는 모자를 쓰기만 하면 된다. 앞으로 이 장치는 전신마비 환자들이 인공관절을 제어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브레인게이트는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운동피질 표면에 이식된다. 주위의 뉴런으로부터 전기신호를 포착해 환자의 두피에 1인치 정도 돌출한 티타늄 받침대로 전송한다. 전송된 신호는 복잡한 케이블을 타고 컴퓨터에 연결돼 원하는 동작을 이끌어낸다. 브레인게이트는 팔다리의 기능을 잃어버린 전신마비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장치다. 아직 기기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지만, 곧 전신마비 환자들의 도우미 노릇을 할 것이다.
고도로 심한 청각장애인이나 난청인들을 위한 보조 기술도 활기를 띠고 있다. 듣거나 말하지 못해 생기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를 위한 기술로 는 ‘인공 달팽이관’(와우)을 심는 인공귀가 개발된 데 이어, 머리뼈를 통해 소리를 듣는 ‘골전도 전화기’가 개발됐다. 이를 사용하면 고막이 없는 청각장애인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우리는 보통 고막에서 소리를 수신해 속귀를 거친 다음 청각신경을 통해 뇌에 전해져 소리로서 감지한다. 그런데 고막 대신 머리뼈도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골전도 현상이란 소리의 진동이 직접 머리의 뼈를 울리고 그 울림이 바로 청각기관인 속귀로 전해지는 것을 말한다. 수화기의 진동부를 머리에 대면 뼈가 진동하고 상대방의 소리가 들린다. 귀로 듣는 것만큼 또렷하게는 들리지는 않아도 전화 통화가 가능하다.
망막 질환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에게는 미국 옵토바이오닉스사와 존스홉킨스대 월머 눈 연구소가 개발한 인공망막이 빛을 선물하고 있다. 인공망막은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전자장치다. 우선 소형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쓴다. 카메라로 수신된 이미지 정보는 환자의 뇌 안에 이식된 전자장치로 보내지고, 이 장치는 수신된 디지털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꾼 뒤 시각피질로 전송한다. 장애인들이 이 방법으로 선명하지는 않지만 사물을 볼 수 있다.
인공망막의 선명도는 전극 수에 달려 있다. 현재는 16개 전극을 가진 장치로 하나의 전극은 20-30개의 신경절 세포를 자극한다. 시각에 관여하는 전체 신경절 세포의 수는 200만 개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장치의 개발 목표는 1천개의 전극으로 2009년 말쯤 완성될 전망이다.
이보다 빨리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유비쿼터스를 적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시각장애인용 지팡이에 전자태그(RFID)를 붙인 뒤 위성항법장치(GPS)를 활용해 길안내를 해 주거나 공공기관의 위치를 PDA와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일본 고베시에서 시각장애인 길안내 시스템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팔다리를 잃은 장애인에게는 ‘인공근육’(Artificial Muscles)을 이용한 로봇 팔다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물리학자 요세프 바코헨은 적은 양의 전기에 재빠르게 반응하여 인체 근육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인공근육으로 된 팔을 만들었다. 인간의 근육에 비해 수축력이 100배 이상 달하는 인공근육은, 진짜 근육처럼 탄성을 지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
탄소 나노튜브 전극으로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꾼 뒤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면, 인공 근육이 연료전지와 근육의 기능을 동시에 취할 수 있다. 별도의 전원장치 없이 구동하는 셈이다. 팔과 다리를 절단한 장애인에게 이식해 구동장치 없이 진짜 근육과 같은 움직임에 도전하는 게 목표다.
장애인을 위한 각각의 기술은 대단한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개발된 기술이 서로 융합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196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세상과 단절돼 고통 받던 삶에서 벗어나 훨훨 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보조공학 연구가 보다 활발해 지길 기대해 본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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