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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자동차 ‘빅3’는 바이오연료 차량 생산을 연간 200만대로 현재의 두배 가량 늘릴 계획이고, 제네럴모터스(GM)사는 휘발유와 에탄올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차량(Flex fuel vehicle)을 선보였다. 또 EU는 2010년까지 수송 분야 연료 5.75%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할 예정이다. 


바이오연료란 쉽게 말해 식물이나 미생물에서 ‘석유’를 뽑아내자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휘발유를 대체하는 바이오에탄올과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디젤이 있다. 화석연료 자원이 고갈돼 가는 가운데 인간이 새롭게 눈을 돌려 개발한 것이다. 과연 바이오연료는 기존 화석연료가 차지했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바이오연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매장량이 한정된 석유와 달리 고갈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구상에 생명체가 살아있는 한 바이오연료의 원료는 무한한 셈이다. 기존 차량과 주유 시설은 물론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시설도 생물정제(Biorefinery) 과정을 통해 그대로 쓸 수 있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석탄이나 석유보다 적어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맥킨지는 “2010년에는 전 세계 화학물질의 10~15%가 바이오 방식으로 생산될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그럼 바이오연료는 어떻게 만들까? 바이오에탄올은 사탕수수, 밀, 옥수수 등의 전분작물에서 에탄올을 뽑아낸다. 기본 원리는 술을 빚는 것과 같다. 우선 사탕수수를 물로 씻고 압축시켜 주스를 짜낸다. 이 주스와 발효제를 섞어 탑 모양의 발효조에 넣은 다음 8시간이 지나면 사탕수수 즙은 8%의 에탄올로 변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탄올을 원심분리기에 돌리고 증류과정을 거치면 가솔린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에탄올이 만들어진다. 다른 전분작물도 바이오에탄올의 원료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은 사탕수수와 달리 과당이 없기 때문에 효소를 섞어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을 한 단계 더 거친다. 


브라질은 이미 이렇게 뽑아낸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 대신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트랙터 등 농기구를 사용해 경작을 해야 하는데다 정제 과정에서 제조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제조원가가 가솔린보다 훨씬 높다. 다행히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 캐나다, 스웨덴 등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얻기 위해 셀룰로오스 분해 효소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이를 통해 바이오에탄올 제조 원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디젤은 콩이나 캐놀라유, 유채 등에서 뽑아낸 식물성 지방을 활용해 만들고 동물 지방이나 폐식용유가 사용되기도 한다. 동식물에서 뽑아낸 오일을 메탄올과 염기성 고체 촉매인 산화칼슘이 들어있는 용기에 부어 1시간 정도 60℃에서 가열하면 바이오디젤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바이오디젤은 그대로 연료로 쓰기도 하고, 기존 경유와 혼합해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바이오디젤 5%를 경유에 섞은 혼합유 ‘BD5’가 시판됐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미국 정유회사 ‘코노코필립스’와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이 바이오디젤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는 사실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폐유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기술을 공동개발하자는 것. 양사는 일반 디젤에 비해 유황은 대폭 줄이고 열효율은 높인 바이오디젤을 개발해 연간 1억7500만 배럴을 양산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일본도 가정과 음식점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배수로에 흘려보내는 대신 정제해서 바이오디젤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바이오연료의 혜택이 과장되어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바이오연료 사용 확산을 주도하는 나라는 농산물이 남아도는 미국과 브라질이다. 게다가 브라질은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아마존 삼림을 깎아내고 농산물을 경작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의 지지하는 바이오연료가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설적이다. 


현재 8억 대로 추산되는 세계 모든 차량의 바이오 연료를 충당하려면 20억 명 분의 옥수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벌써부터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가격은 두 배나 올랐고, 밀 값도 최근 10년 동안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알렉산더 패럴 교수는 “현재의 바이오에탄올 생산 기술로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 효과가 13%에 불과할 것”이라고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따라서 곡물을 사용하는 방식 대신 ‘가스화합성액체연료’(BTL)가 관심을 끌고 있다. BTL은 지푸라기, 풀, 나뭇잎, 나무 조각, 동물 배설물 등에 포함된 셀룰로오스를 바이오연료로 바꾼 것이다. 주변의 흔한 자원들을 생화학적 처리과정을 거쳐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로 바꾸거나 메탄가스처럼 기체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이 기술만 있으면 지천에 널린 나무와 잡초 등 셀룰로오스를 포함한 모든 식물들이 석유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BTL은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삼림을 깎아낼 필요도 없고 연료 때문에 식량이 부족해지는 일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자원이 곳곳에 분산돼 있기 때문에 수집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따라서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소형제조 시스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미 시범마을까지 운영하고 있는 독일은 경우 2030년까지 전체 연료 사용량 중 30%를 BTL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일본도 최근 목재를 가스화한 다음 이를 디젤연료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오 연료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생산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인 한계도 많지만 바이오연료는 조만간 미래의 주력 에너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중동정세에 따라 세계 유가가 춤추는 것처럼 미래에는 세계 농작물 작황에 따라 유가가 춤을 출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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