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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이 필요없다! - 링클 프리의 비밀  

제 42 호/2003-10-17

다림질이 필요없다! - 링클 프리의 비밀

"XXX 구김 방지 면바지 3종 세트를 4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 삼만 구천 팔백원에 판매합니다. 삼만 구천 팔백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후불제 혜택까지. 이 놀라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남녀노소 누구나 한번쯤은 보았을, 조금 과장된 억양으로 청산유수처럼 쏟아내는 TV홈쇼핑 광고속 쇼호스트의 멘트다. 이처럼 면은 값이 저렴하고 마찰에 강해 튼튼하고 실용적인 반면, 구김이 잘 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 이런 단점을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링클 프리’ 제품들이다. 그렇다면 똑 같은 면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해서 빨아도 구김이 가지 않고 다림질도 필요없는 면이 가능한 것일까? 우선 구김이 가지 않는 구조를 보기 전에 어떻게 해서 면에 구김이 생기는가를 살펴보자.
면은 셀룰로오스(흔히 섬유소라고도 함)라고 하는 분자가 모여 생긴 것인데, 장소에 따라 밀도가 높아 결정상태인 부분과 밀도가 낮은 비결정상태인 부분이 있다. 결정상태인 부분에 비해 비결정상태인 부분은 약해서 접히고 구겨지기 쉽다. 즉, 겉으로 보기엔 균일해 보이는 면섬유이지만 이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구김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구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포르말린(소독제나 살균제, 생물 표본의 보존 등에 사용)을 컴퓨터로 제어하여 봉제가 끝난 면에 뿌려 준다. 그러면 셀룰로오스 분자끼리 여기저기 다리를 놓듯이 결합하여, 고무 상태의 조직이 되어 회복 능력을 갖는 것이다. 

포르말린이 면섬유를 고정한다는 것은 1920년대부터 밝혀진 사실이다. 그러나 적절한 배합량을 발견하지 못한 탓에 분자간의 다리 결합 부분이 너무 많아 면섬유가 종이처럼 쉽게 부서졌다. ‘구김 방지 가공’ 처리된 면 제품들이 실제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70년이나 지난 1993년 일본에서였다. 컴퓨터 제어 기술 등의 진보로 인해 그 실용이 가능해 진 것이다.
이 같은 약품 처리법은 값이 싸고 생산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피부를 거칠게 하거나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어 사용에 있어 잔류 농도의 안전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까지 생각한 친환경 기법의 ‘구김 방지’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실을 비비 꼬아 강도를 증가시키고 복원력을 높여 원사를 훨씬 탄성있게 만드는 것.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반 원사보다 꼬임을 더 주다 보니 생산공정이 복잡해 아직까지는 가격이 비싼 것이 흠.
그렇다면 구김 방지 기능은 얼마나 유지될까?
최상품의 경우 50회 이상의 세탁에도 변형이 없고 주름 방지 기능이 유지된다고 한다. 하지만 세탁을 많이 할수록 구김 방지는 떨어지는 만큼 오래 입으려면 가능한 세탁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아직도 면제품을 다림질하느라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그렇다면 ‘구김 방지’ 가공 처리가 된 제품을 이용해 스타일을 살려보자. 진정한 멋쟁이는 깔끔한 차림새에서 시작된다.(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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