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호주에서는 물맛의 지존을 가리는 이색대회가 열렸다. 세계 내로라하는 물들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 영예의 1위는 놀랍게도 멜버른시의 수돗물이 차지했다. 더 황당한 결과는 세계적 생수 ‘에비앙’이 재처리한 하수도 물보다 낮은 순위였다는 것. 물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한 미각 한다는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결과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서울시가 수돗물을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맛을 가려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행한 것이다. 이름이 쓰여 있지 않은 병에 담긴 물을 차례차례 마신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맛있다며 가리킨 것은 수돗물. 정체를 알게 된 이들은 ‘뜨악~’하는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고 한다. 물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대부분..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에 대한 관점들 중 하나는 여성은 선천적으로 차가우며 남성은 뜨겁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따뜻한 바람이 불 때 이루어진 수태를 통해서는 남자아이가 태어나고, 차가운 바람은 여자아이를 만들어 낸다고 했다. 바람의 온도에 따라 인간의 성이 결정된다는 논리다. 중학교에서 유전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비웃을지 모르겠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와 조류는 모두 성염색체에 의해 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될 때 이미 남녀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뒤 전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이 다 그럴까? 암수의 성 결정 메커니즘은 동물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물고기나 파충류 따위의 냉혈동물은 성염색체가 없어 대부분 비유전적인 요인, 예컨대 온도 또는 환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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