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나누면 둘이 되지 않는다?- 샴쌍둥이 분리의 딜레마 제 34 호/2003-09-29 지난 7월, 샴쌍둥이 사랑이와 지혜의 분리수술은 그 얼마 전 수술 끝에 사망한 비자니 자매로 인해 국민적인 관심 속에 진행되었다. 10만 내지 20만 명에 한쌍 꼴로 태어난다는 샴쌍둥이는 분리수술을 할 경우 양쪽 다 살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을 경우 누구를 희생시켜야 하는지, 이런 과학적, 윤리적인 문제로 늘 논란이 되어왔다. 그것은 쌈쌍둥이를 한 명으로 볼 것인지 혹은 독립된 둘의 인격체로 공평하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윤리적 문제였다.지난 2000년, 세계 10대 뉴스의 하나로 선정될 정도로 화제가 된 영국의 샴쌍둥이 조디와 메리의 슬픈 현실은 이런 두 가지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메리는 정상적인..
진시황이 포도주와 땅콩을 먹었더라면... 제 33 호/2003-09-26 중국 ‘사기’에 의하면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가 서불이란 사람에게 동남동녀(童男童女) 5백명을 데리고 전설의 삼신산(봉래산-금강산, 방장산-지리산, 영주산-한라산으로 알려짐)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불로초를 구하기는 커녕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은 겨우 쉰살에 사망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고전을 통한 역사 속의 한 대목이지만 불로장생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불로장생의 끊임없는 갈구는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이자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최근 수명을 연장시키는 성분들이 과학을 통해 하나씩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수명연장의 대표적인 성..
눈만 봐도 그대를 알 수 있소! 제 32 호/2003-09-24 해마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이 되면 TV에서는 각종 블록버스터들을 방영해주곤 한다.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역시 이번 추석 연휴동안 시청자들의 무료함을 달래주려는 방송사의 배려로 인해 다시 보게 된 영화였다.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프리 크라임’ 시스템의 실질적 책임자인 존 앤더튼은 어느 날, 자신이 살인자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서는 자신을 잡으러 오는 부하들을 피해 필사적인 도망자가 된다. 그러나 고도로 발달된 사회 속에서는 군중 속에 자신을 숨기는 것도 불가능했다.그가 지나갈 때마다 전광판에 붙은 개인 식별 장치가 그의 홍채 정보를 읽어서 신원을 판별하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물건을 사라고 유혹을 하기 때문..
주파수를 알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전자태그(RFID) 제 31 호/2003-09-22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제수용품 준비나 선물 마련을 위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인파에 시달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것이다. 쇼핑한 물건을 계산하기 위해 사람이 가장 적게 서있는 줄, 쇼핑 카트가 가벼운 줄을 찾아 눈치를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론 이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달 시범사업에 착수한 전자태그(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RFID) 기술이 보편화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먼저 미래 유통시장에 대혁명을 가져올 RFID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RFID는 일정한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대상물을 분석, ..
베개가 말하는 건강이야기! 제 30 호/2003-09-19 청와대 모 인사가 받았다는 ‘국화베개’가 화제가 되면서 최근 시중에는 건강베개 바람이 불고 있다. “도대체 어떤 물건이기에 대통령에게까지 선물할까? ”하는 궁금증도 있겠지만, 일생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과 관련된 물건이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사가 되었을 법하다.흔히 ‘잠이 보약이다’, ‘잠은 조물주가 준 대가 없는 유일한 선물이다’라는 말들을 한다. 즉,잠을 잘 자야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 이때 필수품이 바로 베개다. 그렇다면 베개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아직도 높은 베개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옛말에 ‘고침단명(高枕短命)’ 이라는 옛말이 있다. 즉 ‘베게를 높이 베면 수명이 짧아진다’는 뜻이다. 물론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베..
에일리언,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제 29 호/2003-09-17 영화 에일리언을 기억하는가? 4편의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주인공 리플리와 에일리언으로 일컬어지는 산성 침을 뚝뚝 흘리는 징그러운 괴물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팽팽한 맞대결을 펼친다. 영화 속에서 에일리언은 인간을 습격하여 잔인하게 찢어죽이는 괴물로 비춰지며, 인간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이 영화처럼 기생충과 숙주와의 진화 관계를 잘 묘사한 영화는 없을 것이다. 영화 속 에일리언은 커다랗고 흉폭한 생물이지만, 단 한가지의 맹점을 갖고 있다. 스스로는 번식을 할 수가 없어서 반드시 숙주(인간)의 몸 속에 알을 낳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에일리언은 인간에게 기생하는 기생생물인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몸 속..
알코올 힘으로 자동차를 움직여라 제 28 호/2003-09-15 유럽 중세시대 성행했던 연금술을 연상시키는 석유 대체물질 개발을 위해 지구촌이 팔을 걷어 부쳤다. 과학의 주요 과제도 전세계적으로 처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한지 오래다. 가짜 휘발유, 유사 석유 논쟁 이후 판매금지 조치, 제조업체 부사장 구속 등으로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세녹스 사건 역시 차세대 에너지원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몸살로 볼 수 있다. 국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메틸 알코올 즉, 메탄올의 존재가 알려진 것은 세녹스 논쟁 덕이 크다. 세녹스가 메탄올10%와 솔벤트, 톨루엔, 기타 화합물을 혼합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이다. 독성이 있는 무색의 휘발성 액체인 메탄올은 천연가스, 석탄, 나무 등으로부터 ..
캡슐만 먹고 살순 없을까? 제 27 호/2003-09-12 오늘은 뭘 먹지? 날씨도 더운데 혹은 추운데 밖에 나가지 않고 그냥 간단하게 해결하는 방법이 없을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이런 고민에 빠진다. 이럴 때에 한번쯤은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캡슐만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물론 미식가들이 들으면 “무슨 소리 하느냐, 인생에서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데” 하며 식도락 예찬론을 한참이나 펼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캡슐을 먹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목적은 제각기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이어트를 위해, 어떤 사람은 소화촉진을 위해, 어떤 사람은 역사적인 임무를 띤 우주비행을 위해 먹기도 한다.그럼 이들은 캡슐만 먹고 살 수 있을까? 현대의 과학기..
고통은 생명체를 유지하기 위한 유전자 프로그램이다? 제 26 호/2003-09-10 어린 시절 읽은 가장 슬픈 동화를 말하라면 단연코 인어공주를 꼽을 것이다. 바닷속 인어 공주는 육지의 왕자님을 사랑한 대가로 마녀에게 두 다리를 얻는 대신, 자신의 목소리를 주었다. 심술궂은 마녀는 그걸로는 부족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녀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칼끝을 밟는 것처럼 극심한 아픔을 느끼도록 저주를 걸었다. 살을 에이는 듯한 고통을 이기고 왕자 앞에서 춤을 추는 인어공주, 그녀가 고통을 감내한 삶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인간이 느끼는 다섯가지의 감각 중 하나가 촉감이다. 촉감은 열 자극을 느끼는 온점, 차가움을 느끼는 냉점, 압력을 느끼는 압점, 고통을 느끼는 통점으로 구성되어 우리 몸 구석구석에 퍼져 ..
작은 것이 아름답다!-나노기술 제 25 호/2003-09-08 미국 알코어 생명연장재단의 지하 냉장고에는 섭씨 영하 195도로 얼어있는 30여구의 냉동인간이 있다. 대부분 암 등 불치의 병을 앓다가 치료법을 찾지 못해 죽은 이들은 의학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달한 미래에는 과연 깨어날 수 있을까? 러시아 자연과학 및 응용 물리학 연구소의 루돌프박사는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나노기술을 이용하면 냉동인간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날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신체 내부에 투입되어 피를 흘리지 않고 수술을 할 수 있는 나노 로봇이 개발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나노(nano)란 그리스어의 “난장이”란 의미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가리키는 말로 1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머리카락 굵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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