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을 기억하는가. 각진 몸통에, 옆으로 게 다리처럼 생긴 착륙용 다리가 비죽이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과 꼭 닮은 생물이 있다. 그것도 크기가 0.1μm(마이크로미터ㆍ1μm=백만분의 1m)에 불과해 세균용 필터로 걸러도 거뜬히 통과하는 작은 생물이다. 그 주인공은 ‘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다. 박테리오파지에서 박테리오는 ‘세균’이란 뜻이고, 파지는 ‘먹는다’는 뜻이다. 즉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다. 감기를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만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묘한 모양 때문에 바이러스 세계에서 박테리오파지는 꽤 유명 인사다. 게다가 최근 과학자들은 박테리오파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
1992년 빌 클린턴(Bill Clinton)과 조지 부시(George Bush), 로스 페로(Ross Perot)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위해 모였다. 이들은 대통령 후보라는 공통점 이외에 또 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세 사람 모두 왼손잡이였다! 세계적인 업적을 남긴 위대한 인물 중에도 왼손잡이가 많다. 유명한 예술가인 피카소,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 베토벤은 모두 왼손잡이다. 또 위대한 정치가이거나 사상가였던 처칠, 나폴레옹, 간디, 슈바이처, 뉴턴, 아인슈타인, 니체, 괴테도 모두 왼손잡이였다. 그래서일까. 왼손잡이들은 ‘왼손잡이는 재주가 많다’ 혹은 ‘천재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다’며 수많은 천재들이 왼손잡이였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정말로 왼손잡이들이 재주가 뛰어나고 ..
‘미드 열풍’의 한 축인 ‘프리즌 브레이크’. 프리즌 브레이크의 인기는 탈옥의 귀재로 등장하는 스코필드(일명 석호필)의 매력 넘치는 연기와 함께 치밀한 설정의 탄탄한 스토리 덕분일 것이다. 스코필드는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형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감옥에 들어갔다가 형과 함께 탈옥한다. 하지만 그들은 특수요원 머혼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머혼은 스코필드가 탈옥계획을 세운 뒤 강물에 던져버린 하드디스크를 건져 올려 이들을 추적한다. 강에서 건져 올린 하드디스크에서 정보를 되살려 내는 그들의 기술도 놀랍지만, 사실 강물 속에서도 데이터를 간직할 수 있을 만큼 하드디스크에는 놀라운 기술이 숨어있다. 1957년 만들어진 최초의 하드디스크인 RAMAC는 50cm가 넘는 직경에 50개나 되는 회전디스크를 가..
어떤 동물에서 특정 유전자 하나만 쏙 빼버릴 수 있을까? 그것도 일부 세포가 아니라 그 생물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에서 말이다. 만약 그럴 수 있다면 그 동물에서 빼버린 유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정 유전자가 없는 동물을 정상 동물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나타날 테니 말이다. 유전자 하나를 맘대로 빼내는 기술을 개발한 생물학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바로 미국의 마리오 카페키(70·유타대), 올리버 스미시스(82·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와 영국의 마틴 에번스(66·카디프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카페기, 스미시스 교수는 ‘유전자 적중’(Gene targeting)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 적중 생쥐’를 만들었고, 영국의 에번스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로 이 기술을 한 단계 발전..
수상자가 발표를 하는데 관중석에서 종이비행기가 연단으로 날아든다. 200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이 글라우버가 연단에 날아든 종이비행기를 빗자루로 쓸어 담는 동안 수상자는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발표를 계속한다. 어떤 수상자는 발표 도중 칼 삼키기 묘기를 선보여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이 나뒹굴고 있는 그림이 여기저기 찍혀있다. 도대체 이 어수선한 분위기의 시상식은 뭘까? 지난 4일 노벨상 수상이 있기 전에 하버드대에서 열린 이그노벨(Ig Nobel)상 시상식이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노벨상과 달리 괴짜 과학자들의 잔치인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열린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1000만 크로나(약 14억1230만원)의 상금이 주어..
2005년 5월 수면제를 먹고 잠든 새 애완견이 물어뜯어 얼굴이 심하게 망가진 여성이 있었다. 영화 ‘페이스오프’의 실제판으로 불린 주인공은 바로 프랑스의 이사벨 디누아르. 다행히 그녀는 같은 해 사망한 여성의 코, 입, 뺨을 이식받았다. 세계 최초로 시술된 얼굴 전면 이식 수술이었다. 수술 뒤 그녀는 꾸준히 연습해 꽤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또 수술 초기에 늘 벌려 있던 입도 다물 수 있게 돼 거의 정상적인 얼굴을 되찾았다. 보통 성형수술이라 하면 ‘미용성형’을 떠올리지만, 성형수술의 역사는 이처럼 기형적이거나 손상된 신체 부위를 원형으로 복원하는 ‘재건성형’에서 시작됐다. 대중적인 인기는 적지만 재건성형은 신체의 기능과 모양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미용성형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
지난 9월 초 한반도의 중심에 ‘태양’이 떴다. 이 태양은 여러모로 하늘의 태양과 다르다. 지구의 수백만 배 이상 큰 태양이 비해 이 태양은 높이 9m, 지름 9m의 원통으로 연구동 하나에 들어갈 정도다. 또 하늘이 아닌 대지에 단단하게 고정돼 있고 빛과 에너지를 만들지만 겉으로 보기엔 전혀 빛나지 않는다는 점도 다르다. 1.5m 두께의 콘크리트 벽에 감싸인 이 태양의 이름은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 Korean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한국의 별’이라는 의미를 지닌 실험용 핵융합로다. 핵융합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은 1980년대. 그 이후 3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자국의 기술로 핵융합로를 건설한 국가는 손꼽을 정도로..
최근에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북극곰새끼 ‘크누트’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북극곰 어미가 자연포유를 거부하자 동물원 측에서 인공포유를 결정했는데, 동물보호론자들이 동물들을 숙명대로 내버려두라고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인공포유란 사람이 직접 동물에게 젖을 먹여 키우는 것을 말한다. 동물보호론자들이 주장하는 숙명이란 새끼가 죽고 사는 것 자체도 타고난 운명이니 그냥 어미에게 맡겨두고 지켜만 보자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차라리 ‘안락사’ 시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아무튼 그 난리 통에서도 크누트는 아직까지 사람의 인공포육 아래 잘 자라고 있다. 왜 북극곰 어미는 포유를 거부했을까? 사실 동물원에서 북극곰 탄생은 거의 해외토픽감이 될 정도로 드문 일이다. 주로 기후가 자연환경과 비슷한..
우리나라에서 과학자를 모델로 우표를 발행한 적은 없다. 그러나 북한은 두 차례나 한 명의 과학자를 기념한 우표를 발행했다. 바로 합성섬유인 ‘비날론’의 발명자 고 리승기 박사(1905~1996)가 주인공이다. 리 박사는 1960년대 초반까지 남북한을 통틀어 가장 크게 이름을 떨친 과학자로,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그에 관한 대중용 전기가 출판될 정도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일까. 리 박사는 1905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서울 중앙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25년 일본으로 건너가 마츠야마고등학교를 나왔다. 그 뒤 1931년 교토제국대학 공업화학과를 졸업했다. 훗날 그가 쓴 자서전에 따르면 가난한 형편 탓에 대학 시절 결핵을 앓기도 했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쳤다고 한다. 원래 리 박사가 연구하기 원했던..
올해 상반기 중국 랴오닝성은 56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다. 논밭은 마르고 식수조차 얻기 힘들었다. 드디어 6월 27일 가뭄을 해갈하는 비가 내렸는데 놀랍게도 이 비는 사람의 힘으로 내리게 한 인공강우였다. 이때 내린 비의 양은 모두 8억t. 이는 우리나라 경기도 전체에 50mm의 비가 내린 것과 맞먹는 양으로 인공강우 사상 최대 규모였다. 댐이나 저수지로 물을 저장할 수 없었던 옛날에는 비가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였다.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우제(祈雨祭)를 드리는 주술사가 있었다. 이중 아메리카 인디언 주술사를 ‘레인메이커’(rainmaker)라고 부르는데, 오늘날 인공강우 전문가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비를 부르는 현대판 레인메이커의 활약에 대해 알아보자. 인공강우가 최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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