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26.7%를 차지한 암이다. 암은 사망원인 통계조사가 시작된 1983년 이후로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루에 673명이 생을 마감하는데 그 중 179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또 매년 12만명이 새롭게 암환자가 된다. 세계적으로도 암은 심혈관 질병 다음으로 높은 사망원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암은 의학·과학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분야다. 웬만한 생명과학 연구과제는 암과 연관을 맺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이는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연구결과 중 상당수가 “암 치료하는 단백질” “나노로봇으로 암 치료”하는 식으로 암을 언급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류가 암과의 전쟁을 시작한지는 이미 오래됐다. 과연 암을 ..
기온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5월이지만 이미 일부 지방 낮 기온은 한여름 날씨인 30도를 오르내린다. 이러다가 우리나라가 온대지방이 아닌 아열대지방으로 바뀐 것은 아닐까? ‘가이아 이론’으로 유명한 제임스 러브록 박사는 “지구온난화는 이미 막을 수 없을 지경에 도달했으며, 머지않아 전체 인구의 20%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다행히 일부 과학자는 지구온난화로부터 인류를 살리기 위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을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허무맹랑해 보이는 제안도 있지만 대부분 저명한 과학자들이 내놓은 것이다. 더구나 실제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니 놀랍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과학자들은 어떤 기발한 대안을 내놓고 있을까? 가장 유력한 대안은 ‘게리톨 방안’(Geritol solution)이..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5월 16일 밤. 독일의 루르 계곡에 위치한 수력발전용 댐 을 향해 영국 공군의 랭커스터 폭격기가 서서히 접근했다. 18m로 저공비행하던 폭격기는 댐 정면 800m 지점에서 특수하게 고안된 맥주통 모양의 폭탄을 투하했다. 호수에 떨어진 폭탄은 수면을 4번 튕기며 전진하다 댐 벽에 부딪치며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얼마 후 지축을 흔드는 굉음을 울리며 터진 폭탄은 댐에 폭 91m, 높이 30m의 구멍을 뚫었다. 한동안 독일군은 군수공장을 운용하기 위한 전력 생산에 큰 차질을 빚었다. 당시 영국 공군은 폭탄에 회전을 걸어 수면에 던지는 투하법인 ‘스킵 보밍’(skip bombing)을 사용했다. 수면에 일정한 각도로 돌을 던지면 통통 튕기는 물수제비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고..
바퀴벌레 한마리가 마루를 가로지른다. 마루에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바퀴벌레의 출현에 “꺅~” “으악~” 소리를 지르며 의자 위로 올라간다. 남녀노소 공히 바퀴벌레는 늘 혐오대상 1위다. 메뚜기, 매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외모에 기껏해야 손가락 길이보다 작은 바퀴벌레가 뭐 그리 무서울까. 그렇다. 바퀴벌레의 공포는 겉모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바퀴벌레의 공포는 그 끈질긴 생존력에서 비롯된다. 끊임없이 죽여도 죽지 않고 꾸물꾸물 다시 기어 나오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이런 끈질긴 생존력으로 귀찮게 하는 사람을 ‘바퀴벌레 같은 놈’이라고 부른다. 생존력의 대명사로 불리는 바퀴벌레는 물 한 방울 없이 한 달 동안 살아남은 기록이 있다. 공기가 없어도 45분 정도는 버틸 수 있고, 심지어 ..
‘딱!’ “소장님! 나이스샷~!” 경쾌한 소리와 함께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작고 하얀 골프공이 날아갔다. 하지만 멋지게 날아가던 골프공은 갑자기 오른쪽으로 휘며 호수에 빠졌다. 슬라이스(slice, 골프공이 오른쪽으로 휘며 날아가는 현상)가 났다. 라운딩을 즐기던 사람들은 안타까움에 탄식을 터뜨렸지만 캐번디시연구소의 3대 소장인 조셉 존 톰슨은 호기심이 생겼다. 혹시 골프공에 작용한 보이지 않는 힘이 마그누스가 주장한 그 힘일까? 톰슨은 1856년 12월 18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맨체스터 대학의 오웬스 칼리지에서 학부과정을 마친 톰슨은 1875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트리니티 칼리지에 도전하지만 실패하고 이듬해 비로소 입학에 성공한다. 그 뒤 톰슨은 맥스웰과 레일리의 뒤를 이어 캐번디시연구소의 3..
지난 1월 미국 뉴욕타임스는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내보냈다. 2억5000만 년 뒤 지구의 대륙이 뭉쳐 ‘판게아울티마’라는 초대륙을 만든다는 것이다. 판게아울티마는 ‘마지막 판게아’라는 의미다. 마치 도넛처럼 생긴 대륙 가운데 동그라니 자리 잡은 인도양의 모습이 이채로운 이 초대륙은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됐다. 판게아울티마라는 이름은 약 2억5000만 년 전 고생대 말의 초대륙 ‘판게아’에서 유래했다. 당시 대륙은 모두 모여 하나의 땅덩어리를 이뤘고 ‘판탈랏사’라는 거대한 바다가 판게아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 그 뒤 판게아는 이후 갈라지고 붙기를 반복하며 현재의 대륙 분포를 만들었다. 이렇게 땅이 움직인다는 것이 유명한 알프레드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다. 그리고 이 대륙들이 미래에 다시 하나로 모인다는 ..
영화 ‘스파이더맨3’가 개봉됐다. 스파이더맨은 다른 슈퍼히어로와는 달리 생활의 고충에 시달리고 인간적인 약점을 지닌 주인공이다. 슈퍼히어로답지 않은 주인공 파커의 인간적인 모습이 관객의 호응을 얻어 앞의 두 편이 흥행에 성공했고, 이번 3편은 3억 달러나 되는 최고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로 탄생했다. 스파이더맨3에서는 특이하게도 3명의 악당이 등장한다. 호버보드를 타고 하늘을 나는 ‘뉴고블린’, 모래로 만들어진 ‘샌드맨’, 최강의 적 ‘베놈’이 스파이더맨의 상대다.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 개성 넘치는 적들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너무 날 세운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첫 번째 적 뉴고블린은 친구였으나 스파이더맨을 아버지의 원수로 오해하고 있는 해리다. 그..
영화 ‘가타카’를 보면 신생아가 태어나자마자 의사가 유전자 분석기에 태아의 피를 한 방울 떨어뜨려 검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컴퓨터는 즉시 태아의 DNA를 분석해 그의 인생을 예측한다. “이 아이는 키는 최대 175cm까지 자랄 것이고 30세에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70%며, 심장병의 위험이 있습니다….”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DNA 검사는 이미 질병을 조사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그럼 검사에 쓰인 DNA는 어디서 왔을까. 세포의 핵 속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DNA는 세포의 핵 뿐 아니라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소기관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DNA 검사를 하려면 미토콘드리아의 DNA까지 검사해야 한다. 사람의 DNA 중 1%밖에 차지하지 않는 미토콘드리아의 DNA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난해 가을 호주에서는 물맛의 지존을 가리는 이색대회가 열렸다. 세계 내로라하는 물들이 참여한 이 대회에서 영예의 1위는 놀랍게도 멜버른시의 수돗물이 차지했다. 더 황당한 결과는 세계적 생수 ‘에비앙’이 재처리한 하수도 물보다 낮은 순위였다는 것. 물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한 미각 한다는 심사위원들이 평가한 결과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열린 적이 있다. 서울시가 수돗물을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맛을 가려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행한 것이다. 이름이 쓰여 있지 않은 병에 담긴 물을 차례차례 마신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맛있다며 가리킨 것은 수돗물. 정체를 알게 된 이들은 ‘뜨악~’하는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고 한다. 물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진실은 무엇일까? 대부분..
허버트 조지 웰즈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타임머신’에는 주인공 조지가 시간 여행 장치의 레버를 서서히 밀어올림에 따라 주변의 풍경이 시시각각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무들은 노쇠하고, 건물들은 풍화의 영향을 받아 점차 낡다가 마침내 무너진다. 만약 이 레버를 과거로 움직였다면 조지는 잔해가 모여 건물을 이루고 완공 당시의 모습을 되찾는 광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지상의 모든 자연물과 인공물은 시간에 따라 풍화작용의 영향을 받고 본래의 모습을 잃는다. 낡고 사라지는 것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물건이라면 괜찮지만 문화재라면 얘기가 다르다. 문화재의 가치는 곧 그 고유성에 있기 때문이다. 현대과학으로 시간을 되돌리기란 불가능하지만 문화재를 세월의 힘 앞에서 유지할 수 있다. 문화재를 보존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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