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가 한반도를 촬영한 사진이 지난 4월 9일 공개됐다. 눈길을 단연 끌었던 건 평양시 사진이었다. 685km 상공에서 찍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피사체가 또렷했다. 평양시 대동강변에 있는 북한의 식당인 ‘옥류관’ 인근의 영상은 도로 위 차량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위성사진을 찍는 건 사실 간단치 않은 일이다. 지상을 촬영하는 위성은 대부분 아리랑 2호처럼 700km 안팎의 상공을 난다. 추락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초속 7.8km로 지구 주위를 돌아야 한다. 서울-부산 간 거리보다 1.5배 이상 먼 거리에서 총알의 10배로 이동하며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얘기다. 우주 공간의 변수와 촬영 과정에서의 지상 조건이 사진 품질에 커다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성사진 촬영에 ..
미국의 한 발명가가 개발한 ‘방귀 차단 팬티’가 해외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다. 주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냄새를 걸러주는 것은 물론이고, 방귀 소리까지 줄여줘 낯 뜨거운 상황을 모면하게 해 인기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방귀 때문에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업과 관련된 중요한 회의에서 방귀 때문에 낭패를 본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발명가가 밝힌 개발 배경이다. 이 팬티의 비밀은 가스 배출구(?) 부위를 완벽히 감싸주는 특수 필터(Filter)에 있다. 필터를 통과한 방귀는 냄새가 걸러져 방귀를 뀌었다는 사실을 감쪽같이 숨길 수 있다. 이처럼 필터는 먼지나 냄새는 물론이고 곰팡이와 세균까지 걸러 내 공기를 깨끗하게 해준다. 우리 생활 속에 의외로 깊숙이 침투해 있는..
“큰 의심이 없는 자는 깨달음도 없다!” 18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실학자 홍대용의 말이다. 그는 의심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과학적인 사고의 선구자였다. 실용적인 학문으로 그릇된 세상을 바로잡으려 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실학자와 같지만, 당시 이질적이었던 과학 사상을 배우고 전파하기 위해 애썼다는 점에서 다른 실학자와 구별된다. 당시 많은 실학자가 서양 문물에 관심을 가졌지만 홍대용처럼 과학에 관심을 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뛰어난 천문 관측으로 지구가 둥글며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우주 무한설’을 설파했으며, 심지어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당시 조선의 분위기를 생각할 때 놀라운 통찰력이 아닐 수 없다. 홍대용은 1731년 충청남도 수신면에서 태어났다. 양반 집안 출신이었지만..
# 1막 - 1740년 프랑스 베르사이유궁 싱긋 웃는 장 안토니 놀레 신부 앞에서 왕실 근위대장의 부관 프랑소와즈는 굳었다. 이 악명 높은 신부가 찾아오기 전에 그만뒀어야 했는데! 차일피일 퇴임을 미루고 있던 자신을 원망하며 그는 동료에게 들은 놀레 신부의 일화를 떠올렸다. 몇 년 전 신부는 소년 한 명을 천정에 명주실로 매달아 전기 실험을 했다. 그가 털가죽으로 문지른 유리막대를 소년의 발바닥에 가져다댔더니 뿌려둔 금속 조각이 튀어 올라 소년의 손에 붙었다. 대전된 유리막대 때문에 소년의 몸에 전기가 통했기 때문이었다. 금속이 닿을 때마다 소년은 아프다고 호소했지만 신부의 호기심을 이기지는 못 했다. 그랬던 신부가 전기를 모을 수 있다는 ‘라이든병’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일을 친 것이다. 신부는 “당신들..
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바람이라면 일반인처럼 보고 말하고 뛰는 것이겠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장애인은 집안에 갇혀 지내고 있다. 화장실 출입조차 어려운 환경에서 많은 이들이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눈먼 사람을 보게 하고, 다리가 절단된 사람을 걷게 하는 보조 장치가 선보이면서 장애인들의 바람을 일부나마 채워 주고 있다. 이른바 ‘보조공학’이다. 보조공학이란 장애인의 이동 능력, 의사소통 능력, 자조 능력을 지원해 재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장애인을 위한 과학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무엇보다 생명현상을 제어하는 두뇌와 접목되는 기계장치의 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손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의 커서를 마음으로만 조정해 메시지를 컴퓨터 화면에 타이핑하는 ‘정신 타자기’(..
지난 해 7월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알렉세이 크라노프 국장은 ‘우주유영(space walk) 관광’을 허용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다. 지금까지 우주유영은 우주관광객이 아닌 특정 임무를 맡은 베테랑 우주인에게만 허용됐다. 2008년 3월 국제우주정거장에 갈 한국인 최초 우주인의 임무에도 유주유영은 포함돼 있지 않다. 우주복 하나만 달랑 의지해 우주공간을 누비는 우주유영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일 것이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가 개발한 90분 동안의 우주유영이 포함된 상품 가격은 3500만 달러로 최근 우주관광을 하고 돌아온 안사리가 지불한 2000만 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한다. 너무 비싸서, 또는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서 할 수 없는 우주유영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보기로 하자. 우주공간은 근본적으로 생명체가..
나른한 일요일 오후. 아내는 쇼핑하러 갔고 아이들은 낮잠을 자는 터라 짠돌 씨는 간만에 가지게 된 소중한 자유를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다. 평소 듣고 싶었던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주중에 회사에 다니느라 하지 못했던 일을 한껏 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일분도 채 안 돼 짠돌 씨의 핑크빛 계획이 물거품이 돼 버렸다. 짠돌 씨의 두 아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 것이다. “아빠. 엄마 어디 있어?” “응. 엄마 잠시 밖에 나갔어.” “뭐? 엄마 없어? 으아아앙~~” 엄마가 없다는 말을 들은 짠돌 씨의 아이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울기 시작했다. ‘아차! 이만한 나이 대 애들은 엄마가 없으면 불안하다고 했지? 이거 큰일이네. 아내가 돌아오려면 아직 세 시간이나 남았는데 어쩌지?’ 짠돌 씨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숨이..
바다에 떠 있는 커다란 배를 보면서 나는 가끔 고래를 떠올린다. 바다의 왕인 고래가 물위를 유유히 헤엄치듯 커다란 배는 잘도 떠다닌다. 대형 선박은 고래보다 훨씬 커서 길이 300m를 가뿐히 넘는 것들이 많다. 63빌딩의 높이가 250m가 채 안되니 63빌딩이 한강에 가로로 누워 둥둥 떠다니는 것보다 훨씬 큰 강철고래들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예부터 영어에서는 이 덩치 좋은 강철고래들을 칭할 때 ‘she’라는 여성인칭 대명사를 써왔다. 왜 배를 여자로 불렀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대답할 수는 없지만 짓궂은 바다 사나이들은 농담삼아 “배가 여자로 불리는 이유는 배가 화장(paint)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연한 숙녀인 배한테도 화장은 중요한 법! 그래서 오늘은 거대한 ..
2002년 6월 우리나라와 이탈리아의 월드컵 8강 경기. 안정환 선수의 머리에 맞은 공이 이탈리아 명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안정환 선수는 팔을 펼쳐들고 그라운드를 달렸고 부폰은 주저앉아 머리를 떨궜다. 이 순간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안정환이었고, 이탈리아 국민은 모두 부폰이었다. 골을 넣은 사람은 안정환이고 골을 먹은 사람은 부폰인데 왜 우리가 흥분하고 좌절했을까? 직접 운동장에서 뛰지 않고 관람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과학자들은 스포츠나 드라마를 보며 몰입하는 이유를 ‘거울신경’(mirror neuron)으로 설명한다. 거울신경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거울신경은 1996년 이탈리아 파르마대 지아코모 리졸..
화초를 처음 키울 때는 애인을 사귀는 것처럼 마음이 즐겁다. 나날이 커가는 모습은 앙증맞고 작은 이파리는 너무 귀엽다. 컴퓨터 앞에 앉아 야근을 할 때도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하나의 잊혀지지 않는 눈짓’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꽃집에서 사올 때의 싱싱함은 온데 없고 이파리가 축 늘어져 죽어간다. 이를 어쩌나! 사람만 “배탈 났어요” “감기 걸렸어요”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도 아플 땐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신호를 못 알아챈다는 것. 식물이 보내는 신호를 잘 알고 이에 따라 대처하면 사랑스런 화초를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어떻게 식물과 더 잘 교감할 수 있을까? 식물은 잎이 아플 때 잎 색깔이 변하는 신호를 보낸다. 사람도 음식을 먹으면 배설을 하듯 식물도 뿌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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