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지탱한 것은 ‘찹쌀 밥심’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담장 수리’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넓은 들판을 나눠서 쓰고 있는 이웃끼리 어느 정도 높이와 두께의 담을 쌓아야 적절한지 타인의 입을 빌어 이야기했다. “우리는 우리 사이에 담을 유지해요 / 담 양쪽에 떨어진 돌들을 서로가 주워 올려야 하고요 / 뭐 그저 양쪽에 한 사람씩 서서 하는 / 좀 색다른 야외 놀이지요 / 그는 자기 아버지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고 /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되풀이 합니다 / 담을 잘 쌓아야 좋은 이웃이 되지요” 담장을 너무 낮게 쌓으면 혹시 누군가 넘어오진 않을까 불안해지고, 너무 높게 쌓으면 싸우자는 뜻으로 보인다. 영토를 마주한 국가끼리도 적절한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 국경..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친 12월. 송년회다 뭐다 해서 유난히 술자리가 많다. 40대 김 과장도 연일 술을 마시고 있다. 그런데 요즘 뭔가 이상하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술을 먹기만 하면 기억이 뚝-뚝- 잘도 끊어진다. 처음엔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하고 웃어 넘겼는데, 두세 번 반복되다 보니 걱정이 된다. 마시는 양을 줄여보기도 하고 소주 대신 고급 양주를 마시기도 했지만 증세는 심해질 뿐. 급기야 송년회 중간에 기억이 사라진 뒤 눈 떠보니 사무실 바닥에서 자고 있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김 과장처럼 ‘필름 절단 사고’를 한두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필름 끊긴 상태에서 벌이는 추태도 걱정이지만, 내가 했던 일인데 나만 기억을 못 하고 있다는 두려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
영화 에서 토머스 앤더슨(키아누 리브스)은 어느날 전설적 해커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로부터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1999년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현실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즉 현재는 2199년이며,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간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영화 속 매트릭스는 끔찍한 프로그램이지만, 만약 이것이 게임이라면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도달하기를 원하는 궁극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감을 주는 게임일수록 게이머를 더욱 게임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최대한 현실과 가깝게’라는 모토로 게임을 개발해 왔다. 이때 게임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술이다. 영화 ..
1992년 일본 바다에서 ‘야마토-1’라는 이름의 배 한척이 바다 위를 시험 운행했다. 스크루도 돛도 없는 배지만 6노트(시속 약 11km)속도를 냈다. 선박 역사를 새롭게 쓴 야마토-1은 지금도 일본 고베 해양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대부분의 배는 엔진으로 스크루를 돌려 앞에 있는 물을 뒤로 뿜어내거나 돛을 사용해 바람의 힘을 빌려 나간다. 하지만 야마토-1은 ‘전자유체력’(MHD, Magneto Hydro Dynamics)을 이용해 움직인다. 이렇게 전자유체력을 사용하는 움직이는 배를 ‘초전도 전자 추진선’이라고 부른다. 초전도 전자 추진선은 과연 어떤 배일까? 초전도 전자 추진선의 핵심 원리는 ‘전자유체력’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중·고등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플레밍의 왼손법칙’을 상기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 온 해괴한 모욕’ 1954년 화학결합의 이론을 정립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응용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받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1962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한 미국 ‘라이프’지의 기사 제목이다. 당시까지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사람은 마리 퀴리에 이어 그가 두 번째다. 그만큼 폴링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미국에게 커다란 영광이었으나 미국 정부와 언론은 폴링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도대체 폴링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그의 첫 번째 노벨상은 당연히 그의 연구업적으로 받았다. 그는 1920년대 말 완성되고 있던 새로운 양자역학의 개념을 활용해 원자 오비탈의 혼성화(hybridization)와 공명(resonance) 등 화학결합의 핵심적인 개념을..
1592년 4월 17일 조선 조정에 경상좌수사 박홍의 급보가 날아든다. 대규모 왜군이 같은 달 13일 부산에 상륙했다는 내용이었다. 임진왜란의 시작이었다. 얼마 뒤 조선 최고장수 신립이 이끄는 조선군은 충주 근처 탄금대에서 왜군을 맞는다. 조선군은 분전했지만 참혹한 패배를 당한다. 패인은 왜군의 ‘조총’이었다. 과학화된 신무기로 무장한 왜군은 조선의 구형무기를 압도하면서 선조를 피난길에 오르도록 만든다. 유사 이래 과학은 군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와 꾸준히 만났고, 매번 통치권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내놨다. 시대를 압도하는 치명적인 무기의 탄생은 ‘힘의 불균형’을 초래해 그 무기를 가진 자를 절대 강자로 만들었고, 그동안의 전쟁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역할을 했다. 역사상 힘의 불균형을 초래..
1960년대 미국의 고생물학자 존 웰스는 고생대 산호 화석을 연구하다가 기묘한 점을 발견했다. 산호 화석의 성장선 개수가 현생 산호에 비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성장선은 산호나 조개 등의 생물이 성장함에 따라 골격에 생기는 일종의 나이테로, 하루에 약 한 개씩 생성된다. 또 계절에 따라 그 성장속도가 달라 성장선 사이의 간격을 통해 1년 단위로 확인이 가능하다. 4억 년 전에 살았던 산호에는 1년에 약 400개의 성장선이, 3억 년 전에 살았던 산호는 1년에 390개의 성장선이 있었다. 성장선이 줄어든다는 것은 1년의 날수도 계속 줄어든다는 의미다.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주기, 즉 1년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1년의 날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하루’가 길어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하루의 길이를 논..
“나상실 씨, 일찍 왔네요!” “치~” “아니 왜요?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인데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예요?” “지금 내가 기분 좋게 생겼어요? 이거 보세요.” “어, 그건 제가 지난번에 사준 귀걸이잖아요. 그게 뭐 잘못됐어요?” “그동안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도금이 다 벗겨졌어요! 생색내며 주기에 좋은 건 줄 알았는데…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이구 정말이네. 요즘은 기술이 좋아서 절대 안 벗겨진다더니 순 거짓말이었군!” “뭐예요? 그럼 도금한 건 줄 알면서 저한테 거짓말 하신 거예요?” “하하 미안해요. 조금만 기다리면 제가 금방 해결해 드릴 께요.” 잠시 후 헐레벌떡 다시 돌아온 그의 손에는 식초 한 병이 들려 있었다. “아니, 금방 해결해 준다더니 그건 웬 식초에요? 새 귀걸이 사러 간 거 아..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공작새 수컷은 몸을 파르르 떤다. 단순히 몸만 떠는 것이 아니다. 날개를 부채꼴로 펼쳐 강렬한 메시지를 암컷에게 보낸다. 이때 깃털에 수놓인 색상은 보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며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얼핏 보면 공작새 깃털은 파랑, 빨강, 녹색 3가지다. 그러나 공작새 암컷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비밀은 보이는 각도에 따라 밝게도 보이고 어둡게도 보이는 공작새 깃털의 색상 변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깃털을 분해하면 흰 가루만 남을 뿐 예쁜 색상의 가루는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광자유체집적소자연구단을 이끄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는 “깃털을 구성하는 나노입자가 ‘오팔구조’를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오팔구조란 하나의 구슬을 여섯 개 구슬이..
날씨가 제법 매서워졌다. 요즘에는 이중창이 있지만 예전에 겨울채비를 할 때는 두꺼운 테이프로 창문과 창틀 사이를 막았다. 이때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면 안 된다. 그 틈을 비집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이다. 이와 연관해 ‘바늘구멍 황소바람’이라는 속담이 있다. 추운 겨울에는 작은 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바람도 황소처럼 매섭다는 뜻으로, 구멍 난 문풍지를 제대로 막을 형편도 안돼 추운 겨울을 나기 힘들었던 서민의 고충이 숨어있다. 하지만 속담의 속뜻과는 별개로 실제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은 속담처럼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훨씬 거세다. 왜 그럴까? 1738년 발표된 베르누이의 정리에 따르면 유체는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속력이 증가한다. 이것은 넓은 통로를 지나던 공기 분자가 좁은 통로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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