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나 재물에 대해 인색한 사람을 칭하는 구두쇠의 철칙 중 하나는 수중에 들어온 재물을 절대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 재테크가 개인의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 요즘의 정서와는 180도 다른 얘기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물질 세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 얘기는 달라진다.1800년 최초로 전지가 발명된 이래 인류의 등불이 된 전기(電氣)의 경우를 보자. 그동안 전기는 구리로 만든 케이블을 통해 송전됐지만 중간에 손실되는 에너지가 커서 실제 가정이나 산업시설에서 사용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내보내야 했다. 하지만 전기를 손실없이 그대로 보낼 수 있다면 에너지 절약은 물론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전기량을 100% 목적지로 보낼 수 있는 이유는 요즘 각광 받는 ..
매서운 바람에 따뜻함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날씨가 쌀쌀할 때 뭐니뭐니 해도 따끈하게 데워진 방바닥만한 것이 없다. 몸이 나릇나릇 해질 때까지 뜨끈한 온돌방에 엉덩이를 지지다(?)보면 추위와 함께 가끔씩 세상 근심사까지도 모두 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흔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온돌에 누워있으면 ‘뼈 속까지 시원해진다’는 표현을 한다. 하긴 침대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 세대들이라 하더라도 추운 겨울엔 뜨거운 구들장에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디밀게 되는 것이 사실. 과연 온돌엔 어떤 매력이 있길래 남녀 노소 누구에게나 이처럼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일까? 온돌은 돌 위에 흙을 덮어 방바닥을 만들고 아궁이의 불로 돌을 달구어 방을 따뜻하게 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난방형태다. 온돌의 돌과 흙..
트로이 전쟁이 끝난지도 오랜 세월이 지났건만, 오딧세우스는 돌아올 줄을 몰랐다. 아름답고 정숙한 오딧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 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딧세우스의재산과 페넬로페를 노리는 무리들은 점점 늘어나 매일같이 그녀에게 생떼를 썼다그러나, 페넬로페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시아버지의 수의를 짜야 한다는 핑계로 남자들을 물리쳤다. 그러나, 그 수의는 몇 년 째 계속 미완성이었다. 남편을 기다리는 페넬로페는 낮에는 수의를 짜고, 밤에는 짠 만큼 실을 풀어 다음날 다시 짜곤 했다. ‘페넬로페의 수의’는 절대로 완성되지 않는 기다림의 상징이었다. 신화 속의 페넬로페는 20여년간이나 자신의 사랑을 지켜 결국 트로이 전쟁 이후, 온갖 모험과 고초를 거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남편을 만난다. 생사도..
2001년 4월, 오레곤주립대학교 연구진들이 새로운 투명 "p-형" 반도체를 개발함으로써 새로이 출현중인 투명전자학(transparent electronics)에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다. 이 투명 반도체는 수년 전 당시 최고의 투명 반도체로 알려진 소재에 비해 200배 이상의 전도도를 지니고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연구진은 혈관 속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성냥개비 절반크기의 초소형 로봇을 개발하였고, 스웨덴에서는 이보다 더 작은 로봇을 최근 개발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은 21세기 첨단산업의 총아라고 불리는 반도체가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이 반도체 응용기술력의 핵심은 누가 얼마만큼 더 작고 가벼운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느냐이..
오장이 편안해 진다-동,서양의 건강도우미 은(銀) 금은방, 금은세공, 금은장식…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금과 은을 표현할 때 흔히 쓰는 말들이다. 이렇게 금을 은보다 앞에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이 은보다 더 귀한 보석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도 금이 은보다는 훨씬 비싸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금의 보존성, 희귀성과 더불어 귀중품으로서의 가치 때문에 금이 선호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은(銀)은 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실용성을 갖고 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은을 잘 활용하면 보물과도 바꿀 수 없는 건강을 지킬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의 성질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습득하고 그것을 정확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고대로부터 ..
숯이 건강 나무란다? 겨울이 성큼 우리 앞에 서있다. 나이가 좀 지긋하신 분이라면 어릴적 할아버지, 할머니가 ‘화롯불’에 구워 주시던 고구마와 군밤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겨울철 난방을 위해 사용된 안방 화로에는 의당 숯불이 피어 올랐고 손주들을 위한 겨울철 간식거리인 고구마와 군밤도 그 속에서 잘 익고 있었을 것이다.예로부터 숯은 우리 민족의 일상생활에 두루 활용되었던 친근한 물질이었다. 숯의 사전적 정의는 ‘나무를 숯가마에 넣어서 구워낸 검은 덩어리로 재가 되기 이전의 탄소덩어리’를 말하지만, 순수한 우리말로는 ‘신선하고 힘이 좋다’는 뜻도 있다. 영어로는 차콜(charcoal)로 발음되는데, 중국을 뜻하는 차이나(china)와 좋다는 쿨(cool)의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숯을 약으로 먹..
견우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하나님께서는 땅의 동쪽에 있는 에덴이라는 곳에 동산을 마련하시고 아담과 하와(이브)를 살게 하셨다.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가 쫓겨난 방향도 에덴의 동쪽이었다.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과 영국의 면역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통해 인류의 이동 과정을 밝혀냈는데,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현대 인류가 동쪽으로 이주하여 중앙 아시아에 정착했다는 것이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종교와 과학이 모두 인류의 이동 방향을 동쪽으로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인류가 동쪽으로 이동한 이유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하지만 동쪽이 해가 뜨는 곳임을 상기한다면 의외로 쉽게 수긍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성서와는 달리 우리 전설에서는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쫓겨난다. 바로 견우와..
시청률 높은 개그 프로그램에서 한동안 인기를 누렸던 슈퍼맨 복장의 특이한 사내를 기억하는가? 슈퍼맨의 S자를 가슴이 새긴 그는 국제축구연맹이 발표하는 각국의 축구 랭킹, 지하철 노선, 중국식당 메뉴, 나라와 수도, 커피의 종류와 특징 등 각종 정보를 줄줄이 암기해 보는 이의 경탄을 자아냈다.요한계시록에 나오는 1만 2559개의 단어를 암송하는 것은 물론, 250여 페이지 분량의 전화번호부에 나오는 H로 시작되는 이름과 숫자를 기억해 세계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의 얘기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시험을 치뤄야 하는 학생이나, 국가 고시생, 승진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들의 암기력을 부러워했을 것이다. 꼭 시험이 아니더라도 매스컴이나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빠른 시간에 습득해 새..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시절 손등에 모래를 잔뜩 쌓아놓고 단단하게 만들면서 두껍이에게 새집과 헌집을 바꾸자던 노래 중의 일부이다. 지금이야 도시 생활을 하면서, 흙 자체를 만져보기도 힘든 세월을 살고 있지만 이 노래 가사에는 어린 시절 새집에 대한 아이들의 기원과 기대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면서, 특히 외부와 차단된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새집에 대한 기대는 일시에 무너지고 있다. 아이들의 부푼 기대와는 달리 새집일수록 각종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새집에서 방출되는 유해 물질은 300여 가지가 넘을 정도로 새집은 유해 물질의 ‘저장고’나 ‘종합세트’로 불려지고 있다. 이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나 포름알데히드(HCHO)등은 인체에 치..
1897년 웰즈가 발표한 소설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은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로 단숨에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100여 년 동안 인기를 누려왔다. 이 매력적인 소재를 영화사 관계자들이 가만둘 리 없었기에, 이제 영화속 투명인간은 꽤나 고전적인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코트와 장갑, 모자를 쓴 채, 온몸에 붕대를 감고서야 스크린 앞에 등장할 수 있었던 초창기의 투명인간은 페인트처럼 진한 메이크업(영화 ‘투명인간의 사랑’)을 거쳐, 실제로 보이지 않으면서 그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영화 ‘할로우맨’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투명인간, 남들은 나를 볼 수 없지만 나는 남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여기에도 상대적인 논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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